- 정부 방침 말바꿔 신뢰 훼손
- 학원가 “책임 떠넘기기” 술렁
정부의 내년 2월 청소년(만 12~18세) 코로나 방역패스 시행과 관련해 학부모와 사교육계를 중심으로 ‘사실상 백신 강제’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인다.
5일 정부 방역지침을 보면 방역패스 확대 적용 다중이용시설 중에 ▷학원 ▷독서실·스터디카페 ▷PC방 ▷박물관·미술관·과학관 ▷도서관 등이 포함됐다. 학원은 사실상 대부분의 청소년이 다니는 곳이어서 학부모 사이에서 ‘백신강제’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중1 자녀를 둔 부산 연제구 박모(44) 씨는 “백신 부작용과 백신 효과에 대한 의구심 등으로 접종을 안 하고 있다. 애초 아이들에게는 백신을 강제하지 않겠다는 정부 방침을 바꾼 것이어서 정책에 대한 신뢰도 떨어졌다. 학원을 인터넷 강의나 개인 교습으로 바꾸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지난 3일 자로 올라온 ‘아이들까지 백신 강요하지 마세요!’라는 글은 이날 오후 5시 현재 7만4000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특히 ‘학원 돌리기’로 아이를 돌보는 맞벌이 가정의 반발도 거세다. 현재 초6 자녀를 키우는 부산 북구 김모(39) 씨는 “아직은 어린 나이여서 백신 접종을 고민하고 있는데 이런 방침이 나와 당황스럽다”며 “맞벌이 가정 아이들에게는 학원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데 이런 상황을 감안하지 않고 방역패스를 확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원가도 술렁인다. 한국학원총연합회는 “부당한 조치”라며 적용을 제외해달라고 촉구했다. 학원연합회는 “이번 조치는 정부가 학생의 백신 접종 책임을 학원에 떠넘기는 행위다. 학생의 백신접종을 담보로 학습권을 침해하고 학원을 규제하는 것이다”고 반발했다. 학원연합회는 접종을 무조건 강제하지 말고 접종 학생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미접종 학생에게는 필요성을 설명하고 홍보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내년 2월 시행 시기 맞추기에 기간이 빠듯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재학생의 기말고사 기간이 학교별로 이달에서 다음 달 초까지 이어지고 겨울방학 시작과 함께 학원에서는 다음 달 초부터 2월 초까지 특강 기간을 운영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행 전에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못하는 인원이 발생할 수 있다. 부산 동래구에서 영어학원을 운영하는 한 원장은 “곧 겨울방학이 시작되면 학교에서조차 아이들 접종 관리가 어렵게 될 것이 뻔하다. 이런 상황에서 2월 시행을 목표로 방역패스 시설 및 예외 범위 확대는 학원과 아이들 모두에게 혼란을 야기할 것이다”고 말했다.
조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