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민원으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부산 영도구 동삼해수천(국제신문 2017년 5월 5일 자 8면 보도)의 한쪽 방면 진·출입로가 아파트 공사로 막히면서 접근성이 저하돼 주민이 불편을 겪고 있다.

영도구 29일 동삼동 동삼혁신지구에 조성된 동삼해수천의 종합정비사업이 연말에 마무리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해수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토사가 쌓이고 수질이 나빠져 악취가 발생하던 해수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문 2개를 설치하는 등 수질·환경개선을 목적으로 예산 43억9000만 원이 투입됐다. 2006년 준공에 투입된 예산(60억 원)을 포함하면 2.2㎞에 불과한 인공수로에 100억 원이 넘는 돈을 넣은 셈이다.

지난 28일 오후 부산 영도구 동삼해수천 산책로로 통하는 진출입로(사진 좌측 붉은 계단)가 동삼2재개발구역 아파트 공사로 인해 일부구간 막혀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문제는 지역 주민을 위한 친수공간 조성을 위해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음에도 동삼2재개발구역 아파트 공사로 인해 해수천 한 쪽 방면 진·출입로가 막혀 정작 주민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해수천은 하리방파제에서 국제크루즈터미널로 이어지는 수로를 중심으로 동삼1동·동삼혁신지구 방면 보행로가 서로 마주보고 있는데, E 아파트가 2020년 8월 착공하면서 동삼1동 방면 진·출입로 5개를 공사 펜스로 막았기 때문이다.

동삼1동 주민은 진·출입로를 찾아 동삼혁신지구 방면으로 빙 둘러서 해수천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거주지가 없는 동삼혁신지구 방면에는 진·출입로 7개가 설치돼 있다. 동삼1동 주민 정대범(73) 씨는 “아파트 공사가 시작되기 전에는 가까운 곳에 진·출입로가 많아서 편하게 이용했는데, 지금은 먼 거리를 돌아가야 해서 불편하다”고 말했다. 해수천에서 만난 주민은 “아파트가 완공되면 다시 길을 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기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기대와는 달리 해당 아파트는 해수천으로 진·출입로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아파트 지대가 낮은 탓에 지하 2층 주차장으로 해수천 진·출입로를 내야 하는 상황인데, 입주민의 안전과 재산권 보호를 위해 진·출입로 설치가 어렵다는 게 조합 측의 설명이다.

영도구 해양수산과 관계자는 “진·출입로가 막혀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부분은 인지하고 있으나, 해당 아파트는 사유지로 설치를 강요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김민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