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市-철도연 증가 이유 ‘네 탓’
- 국비 추가지원 불발땐 좌초
대한민국 1호 무가선 저상트램인 부산도시철도 오륙도선이 사업비 문제로 좌초 위기에 처했다. 기본설계 단계에서 사업비가 예상보다 배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국비 지원을 받아 정상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지만, 정부가 난색을 표해 사업 추진에 난항이 예상된다.
정부 지원이 불발되면 기존 총 사업비 만큼의 예산을 시가 부담해야 해 사업이 쪼그라들거나 최악의 경우 사업이 중단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산시는 도시철도 오륙도선(실증노선) 기본설계가 지난달 끝났다고 22일 밝혔다. 건설에 900억 원의 사업비가 필요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애초 사업비보다 배가량 늘어난 금액이다. 2018년 12월 오륙도선 실증 노선 공모 당시 부산시가 산정한 사업비는 470억 원(국비 110억 원, 시비 360억 원)이다.
구체적인 사업비 증가 내역을 보면 지장물 철거 비용이 110억 원 추가됐다. 공모 당시 시는 상수도관 전선 등 지상과 지하에 있는 지장물 이설 등의 비용을 사업비에 포함하지 않았다. 또 물가 상승 등의 이유로 차량 제작비 35억 원, 차량기지 건설비 10억 원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사업비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비 증가에 대해 공모기관인 한국철도기술연구원(철도연)과 유치기관인 부산시의 입장에 차이가 있다.
철도연은 국내 첫 트램 사업인 만큼 설계 과정에서 차량기지 궤도 등 모든 항목에서 사업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사업비가 배나 늘어난 것은 시의 잘못된 사업비 책정과 무리한 사업 확장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철도연 유현선 선임연구원은 “공모 당시 철도연은 총연장 1㎞ 이상, 교차로 3개 이상 등 실증을 위한 기본 조건만 제시했다. 여기에 지장물 등의 비용은 고려하지 않았고 이런 이유로 ‘초과 비용이 발생하면 유치기관이 부담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그런데 부산시는 총연장을 1.9㎞로 늘리면서 지장물 제거 등 필요한 비용을 책정하지 않아 사업비가 배나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시는 사업비가 430억 원이나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공모 당시 철도연이 제시한 공사 항목의 단가가 터무니 없이 낮은 가격으로 산정됐기 때문이라고 맞섰다. 철도연이 실증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최소비용으로 경제성에만 초점을 맞춰 부산을 비롯한 지자체가 사업을 따내기 위해 사업비를 낮게 책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시 손명석 도시철도과장은 “시는 철도연이 제시한 기준에 맞게 사업비를 산정했다”고 반박했다.
문제는 사업비 증가분을 누가 부담하느냐다. 시는 철도연이 제시한 기준대로 사업비를 산정한 만큼 추가 국비 지원을 받아 진행할 계획이다. 대도시광역교통위원회 광역시설운영과 정재웅 사무관은 “추가 국비 지원 여부를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오륙도선은 내년 하반기 착공에 들어가 2024년 개통할 예정이다.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