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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뭐라노]후반작업시설 뺀 부산촬영소 추진에 영화인들 발끈

영화진흥위, 17년째 미적대다 “예산 부족” 이유로 계획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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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도시’ 부산의 오래된 과제는 후반작업시설을 갖춘 종합촬영소 유치. 영화진흥위원회는 17년 동안 경기도 남양주 종합촬영소의 부산 이전을 미적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후반작업시설은 이전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해 부산시는 물론 영화인들과 갈등을 빚었습니다. 영진위의 ‘몽니’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부산은 촬영-후반작업까지 가능한 영화의 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뉴스레터 ‘뭐라노’가 짚어봤습니다.

   
부산종합촬영소 조감도. 기장군 제공
2005년 참여정부는 수도권 과밀을 해소하기 위해 “공공기관의 비수도권 이전”을 발표합니다. 부산 이전 공공기관에는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와 영상물등급위원회가 포함됩니다. 영진위는 당시 남양주 종합촬영소 부지를 970억 원에 매각해 부산에 촬영소를 짓겠다고 했다가 “서울 영화계의 반발이 심해 어렵다”고 번복합니다. 남양주촬영소 이전은 2009년에야 정부 계획에 포함됩니다.

3년이 흐른 2012년. 영진위는 기장 달음산 일대 77만6863㎡ 부지를 부산종합촬영소 예정지로 선정합니다. 그런데 영진위 부산 사옥과 촬영소 건립비를 충당할 남양주촬영소가 좀처럼 매각 되지 않습니다. 토지가 개발제한에 걸려있어 14차례나 유찰됐습니다.

시간은 또 흘러 2013년 10월. 영진위는 신사옥도 마련하지 못한 채 부산으로 이전합니다. 해운대의 한 건물을 임대해 업무를 시작한 반쪽짜리 이전이었습니다. 남양주촬영소 매각 소식은 여전히 들리지 않았습니다.

[차민철 동의대 영화학과 교수] “수도권이나 서울에 있던 공공기관들이 지방으로 이전을 하는 것에 대해서 거부감들도 있었을 거고요. 지방에 거주한다는 것에 대한 불편한 인식들도 있었을거고, 변화에 대한 거부감이 있지 않았을까. 복합적인 이유가 있는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부산이 영화도시라는 이미지를 견고히 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사업이죠. 전격적인 지원과 의지를 가지고 진행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있습니다.”

영진위는 오히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BIFF) 국고지원금을 14억6000만 원에서 8억 원으로 45%나 삭감해 영화인들의 격분을 삽니다. 영진위는 또 6개월 간 BIFF를 특별감사합니다. 영화인들은 “영진위가 박근혜 정부를 비판하는 ‘다이빙벨’의 BIFF 상영을 막기 위해 표적 감사를 했다”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1년이 흘러 2016년 6월, 영진위는 기장군과 부산촬영소 건립 협약을 합니다. 조건은 기장도예촌 부지 무상 임대. 그리고 같은 해 10월, 영진위는 드디어 부영주택에 남양주촬영소를 매각합니다. 속도를 내는 가 싶던 부산종합촬영소는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현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심의 지연과 영진위원장 공석 등의 이유 때문에 2018년까지 지연됐습니다.

게다가 영진위는 5년마다 기장군과 부지임대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데 대해서도 뒤늦게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5년 임대 연장계약은 공유재산법에 근거한 것이고, 실질적으로는 영구 무상 임대나 마찬가지인데도 태도가 돌변한 겁니다.

2019년, 영진위는 기장군과의 약속을 깨고 부산촬영소를 쪼개 짓겠다고 주장합니다. 나중에 기장군이 변심하면 영진위가 토지 임차 비용을 내야하거나 시설 철거를 해야 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결국 기장군은 영진위를 달래려 실시협약을 변경합니다. 부지 임대료 전액 감면과 ▷토지 사용기간 연장 의무화 ▷부지 매입 시 영진위에 우선권 부여 등이 실시협약에 새로 담깁니다.

드디어 영진위는 부산종합촬영소를 2021년 착공해 2023년 완공하겠다고 발표합니다. 하지만 올해 9월, 영진위는 국토교통부에 ‘부산촬영소 규모를 40% 이상 축소해도 되느냐’는 질의서를 발송합니다. 시공비(1000억 원)가 예산을 340억 원이나 초과할 것으로 보여 후반작업시설은 이전 대상에서 제외해도 되는지 질의한 것입니다.
   
영진위의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차민철 동의대 영화학과 교수. 오찬영PD
[박지영 영화공장 대표] “영화 완성이라는 게 프로덕션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사운드라든지, 편집이라든지 이런 부분들까지 완성이 돼야 완벽한 영화가 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차민철 동의대 영화학과 교수] “후반작업시설이 빠져버리면 원스톱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안되잖아요. 영화 촬영을 부산에서 할 수 있는 유인 요소가 사라질까 심각한 걱정이….”

영진위가 부산시에 보낸 공문을 보면 2015년부터 ‘부산종합촬영소’ 대신 ‘부산촬영소’라는 명칭을 쓰고 있습니다. ‘종합’이 빠졌습니다. 만약 후반작업시설이 제외되면 종합촬영소가 아니라 단순 촬영 스튜디오로 전락하게 됩니다.

[김도남 부산시 영상컨텐츠산업과장] “(영진위가) 기본설계 마무리 단계에서 공사비가 초과돼 후반 작업시설을 제외하고 스튜디오 3개 동만 건립하는 것으로 결정을 했다고 합니다. 우리 시는 관련 학과 교수님들과 긴급회의를 했는데, 공공기관 이전 사업으로 진행된 종합촬영소이기 때문에 ‘종합’ 기능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후반작업시설을 다 포함한 촬영소 건립이 필요합니다.

[김명재 바림필름 이사]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부산에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미래 인력들에게 좋은 시설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하고, 당장 가까운 곳에서 꿈을 키우려면 부산에 그런 좋은 시설이 들어오는 게 중요합니다.”

   
인력 인프라를 키우기 위해 후반작업시설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하는 김명재 바림필름 이사. 오찬영PD
영진위는 종합촬영소 공사비가 부족하다면서도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국영화아카데미 사옥은 매각하지 않았습니다. 이 사옥의 현재 공시가격은 120억 가량. 시세는 175억~200억 원대로 추정됩니다.

후반작업시설은 단순히 영화 편집의 편의를 넘어 영상·영화 산업의 핵심입니다. 17년 째 논란만 무성한 ‘부산종합촬영소’ 건립, 영진위는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까요? ‘뭐라노’가 지켜보겠습니다. 오찬영 기자 chxxyxx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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