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근무 시절 금융업체 대표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5일 서울고법 형사1-1부(이승련 엄상필 심담 부장판사)는 뇌물수수, 수뢰 후 부정처사,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유 전 시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벌금은 5000만 원을 선고했고 추징액은 2000여만 원으로 결정됐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벌금 9000만 원에 추징금 4221만 원을 선고했다.
유 전 시장이 항소심에서 형량을 감경받은 것은 항소심 재판부가 1심에서 유죄로 인정한 뇌물 액수 가운데 일부를 무죄로 판단한 결과다. 유 전 시장은 2010년부터 2018년까지 투자업체나 신용정보, 채권추심업체 대표 등 4명으로부터 금품과 이익을 수수하고 편의를 제공한 혐의로 2019년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전체 뇌물액 가운데 4221만 원을 유죄로 판단했다. 유 전 시장이 건설사 사주 장남에게 오피스텔을 제공받아 이용한 점, 채권추심업체 회장으로부터 1000만 원의 채무를 면제받은 점, 자신이 쓴 책을 강매한 점 등이 뇌물로 인정됐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유 전 시장이 책을 강매한 부분은 뇌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이에 인정된 뇌물 액수는 2000여만 원으로 줄었다.
재판부는 “금융위원회 소속 고위 공무원이었던 피고인은 금융투자 회사에 대한 포괄적인 관리 감독권이 있었다. 다양한 방법으로 이익을 수수해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뇌물 공여자와의 관계와 뇌물 형태, 액수 등에 비춰볼 때 뇌물성에 대한 확정적 고의가 강하지 않은 듯 보여 미필적 고의로 인정됐다”며 “위법성 인식이 강한 범죄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구체적 청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부정한 처사도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이 위암 수술을 받아 건강이 좋지 않을 것으로 추정되는 점을 고려한다”며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