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자, 구청에 대책 마련 촉구
재활용 쓰레기 위탁업체의 집하 선별장 공간이 부족해 노동자들이 늦은 밤 도로 위에서 위험천만한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지자체가 사태에 개입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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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은 밤 부산 북구 덕천동의 대로변에서 A 사 노동자들이 재활용 쓰레기 선별 작업을 하고 있다. A 사 노조 제공 |
2일 부산 북구와 재활용 쓰레기 선별작업 위탁업체인 A 사 소속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이들 노동자는 오후 8시 이후 덕천교차로 일대 도로변에서 차로 1개를 차지하고 작업하고 있다. 이외에도 북구 관내 10곳의 대로변에서 재활용 쓰레기 선별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노동자들이 대로변에서 분류 작업을 하는 이유는 A 사의 집하장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북구 전체의 재활용 쓰레기 처리를 담당하는 A 사 앞 공터에 선별장으로 등록된 공간이 일부 있지만, 전체 부지 1780㎡ 중 건물(408㎡)과 수거차량 주차장 등을 제외하면 쓰레기를 펼쳐두고 분류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이 때문에 각 수거팀이 재활용 쓰레기를 모은 동네별 도로에서 선별 작업을 거쳐 모아두면 업체에서 대형 차량으로 수거해 생곡재활용센터로 가져간다.
노동자들은 늦은 시간 고속으로 달리는 차량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선별 작업 도중 쓰레기가 도로로 쏟아져 2차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장마·태풍 등에도 작업을 해야 해 쓰레기가 바람에 이곳저곳으로 날리면 불만 섞인 주민 민원을 받기도 한다. 노동자 B 씨는 “쓰레기가 도로로 나와 있는 걸 피하려던 운전자가 욕을 해도 우리는 일할 곳이 여기밖에 없으니 사과하고 계속해야 한다. 매일 목숨을 내놓은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A 사 노동자들은 민주노총과 함께 구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최근 부산시도 항의 방문해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노조 이형동 대의원은 “오랜 시간 위험에 노출된 문제가 있는 만큼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 지자체가 안전한 작업 환경을 조성하는 데 관심을 가지고 살펴봐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는 재활용 쓰레기 선별 작업과 관련해 예산·장비 등은 지원할 수 있지만, 선별장 부지까지 제공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관련법과 위탁 계약상 집하 선별장 마련에 대한 책임 소재는 명시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구 관계자는 “관내 선별장 부지로 쓸 만한 후보지를 알아보면서 다른 접점도 있는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A사 관계자는 “위탁 계약상 집하 선별장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문구가 있다. 구와 함께 공간을 찾아보고 있지만, 당장 해결하기는 어려운 문제라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