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협의 없어 지침 위반 논란
- 구 “색 교체는 논의 대상 아니다”
- 운전자 혼란 가중시킨단 지적도
부산 연제구가 관내 한 초등학교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의 도로 색깔을 임의로 파란색으로 칠하면서 ‘지침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지침상 스쿨존에 깔리는 미끄럼 방지 포장은 암적색으로 해야 하는데, 구가 경찰청 등과 협의 없이 독단적으로 색깔을 변경한 것이다. 규제의 통일성을 해쳐 운전자에게 혼란만 가중한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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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부산 연제구 거제초 인근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노면이 암갈색에서 파란색으로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연제구가 도로안전 관련 지침을 어겼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김종진 기자 |
28일 연제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 8월 거제동 거제초 앞 스쿨존 120m 구간의 도면을 암적색에서 파란색으로 변경했다. 자치단체 자본보조금 6800만 원을 들여 미끄럼 방지용 포장재로 스쿨존 바닥을 파란색으로 색칠하고, 주변 보행로 안전 펜스를 보강했다.
구는 색깔을 변경한 이유에 대해 운전자에게 스쿨존이란 점을 시각적으로 도드라지게 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한다. 암적색은 자전거 도로나 노인보호구역과 색이 같아 차별성이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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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적색으로 도색된 스쿨존. 국제신문DB |
하지만 이는 지침 위반이다. 국토교통부 ‘도로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 지침’을 보면, 미끄럼 방지 포장의 색상은 도로의 포장 색깔과 같도록 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시선유도효과를 고려해 별도의 색상을 선택할 때는 적색을 사용하도록 돼 있다. 경찰청 ‘어린이·노인·장애인 보호구역 통합지침’에도 스쿨존에 미끄럼 저항이 필요할 때는 암적색 포장을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가속방지턱 설치 같은 도로안전시설물은 지자체의 독립된 권한이 맞지만, 미끄럼 방지 등의 교통시설안전물 같은 업무는 경찰청과 협의를 해야 할 문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는 스쿨존 노면 색깔을 바꾸면서 교통 전문가 등과 구체적인 사항을 논의하지 않았다. 거제초와 논의하는 것에 그쳤다.
파란색 스쿨존이 실제로 운전자에게 도움이 되느냐는 냉담한 반응도 나온다. 주민 김종준(29) 씨는 “익숙하지 않은 색깔이라서 오히려 낯설다. 차라리 그림을 큼직하게 그려넣는 것이 운전자에게 더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도 오히려 파란색 스쿨존이 운전자의 혼란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부산대 정헌영 도시공학과 교수는 “노면 색깔은 일종의 교통 규제의 표시다. 연제구는 파란색, 다른 동네는 제각각 색깔이면 법규를 지키는 운전자 입장에서 즉각적인 판단을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논란에 대해 구 관계자는 “시인성 확보를 위해 도로 색깔을 바꾸는 건 경찰청 등과 협의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지침상 문제가 있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고 해명했다.
신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