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민의 제안으로 시각장애인의 선거 정보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법안이 발의돼 국회에서 심의 중이다. 내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앞두고 법안이 통과돼 시각장애인의 실질적인 참정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진다.
고려대 4학년 허재영(정치외교학) 씨는 지난 5월 더불어민주당 김경협(부천갑) 의원실이 주최한 국민입법제안 공모전을 통해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제안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형 선거 공보의 경우 일반 책자형 공보 면수보다 3배 이내로 작성할 수 있도록 하고, 책자형 공보에 그 내용이 음성과 점자로 출력되는 인쇄물 접근성 바코드를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한 것이 주 내용이다.
현재 점자형 선거 공보는 책자형 공보 면수의 2배 이내로 작성 가능하며, 대선과 총선, 지선 후보자는 점자형 공보를 의무적으로 작성하되 책자형 선거 공보에 인쇄물 접근성 바코드를 표시한다. 점자형 선거 공보 제출을 갈음할 수 있다.
허 씨는 현행법이 시각장애인의 정보 차별을 낳는다고 생각했다. 점자는 글자보다 활자가 더 커 일반 책자형 공보보다 더 많은 면수가 필요하다.
실제로 국제신문이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직전 대선 때 작성된 문재인 후보의 점자형과 책자형 선거 공보를 비교한 결과 책자형에는 있는 ‘도시 재생’과 ‘농어촌’ 내용이 점자형에는 없었다. 이마저도 당시 법률상으로는 점자형과 일반 책자형 공보 면수가 동일하게 규정돼 시각장애인의 정보 습득을 제약한다는 지적(국제신문 2018년 4월 17일 자 9면 보도)에 따라 지난해 12월 29일 법 개정을 통해 2배로 증가했다.
허 씨는 “라섹 수술을 한 후 불편을 겪으며 시각장애인의 고충을 조금이나마 깨닫게 돼 점자 입력 봉사활동도 해오고 있다”며 “국제신문 보도처럼 현재로선 시각장애인이 선거 정보를 습득하기엔 한계가 있어 이들의 참정권을 제대로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법 개정이 필요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내년 대선과 지선 등 굵직한 선거가 몰려 있는 만큼 법안 통과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부산시각장애인협회 강용봉 사무처장은 “현행 점자 공보물대로라면 후보자 약력과 기초적인 정보 전달에 그치지 않는다”며 “더 많은 정보를 더욱 쉽게 알기 위해서는 개정안이 통과돼야 마땅한 만큼 전향적인 태도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