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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마을' 혁신을 찾아서 <41> 진주시 지수면 승산마을

삼성·LG·효성 창업주 배출한 옛 지수초, 기업가 정신 관광마을 된다

  •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
  •  |   입력 : 2021-10-24 19:16:15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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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 허씨 등의 오랜 집성촌
- GS·LIG 초대 회장 본가·생가
- 이병철 머물렀던 집터 등 즐비

- 진주시·중진공 54억 원 투입
- ‘기업가 성지’ 연말까지 구축
- 교육·체험센터, 도서관 조성

- 市, 한옥스테이 등 인프라 투자
- ‘부자 소나무’ 氣받기 팸투어 계획
- 남강변 절벽 위 지신정 등 인기

남해고속도로 지수나들목을 빠져나와 우회전하면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곳에 고래등 같은 기와집 수십 채가 모인 고즈넉한 한옥마을이 나타난다. 방어산을 배경으로 남강이 휘감아 흘러 마을 뒤에 산이 있고 앞으로 물이 흐르는 배산임수 지형이다. 마을은 풍수지리상 봉황이 알을 품은 형상이라 한다. 풍수지리를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아늑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LG와 GS 계열 창업주의 생가 등이 모인 경남 진주시 지수면 승산마을이다.
   
허준 선생의 산정(山亭)인 지신정. tvN 드라마 철인왕후에서 철종의 별장으로 사용됐다.
■부자의 기가 흐르다

‘부자의 기’가 흐르는 역사의 마을인 승산마을은 600년 전부터 김해 허씨 집성촌이었다. 마을 위쪽에 능성 구씨 집성촌이 자리 잡고 있어 예로부터 겹사돈을 맺는 일이 많아 동네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모두 아저씨 아지매 사돈댁으로 화목하게 지낸다.

구한말 승산마을은 만석꾼만 2명, 오천석꾼과 천석꾼은 여러 명 살았을 정도로 부유했다. 그중 만석꾼 허만정 씨는 해방 직후인 1947년 담장 건너 이웃인 연암 구인회 씨가 락희화학공업사를 창립할 때 거액의 자본을 투자, 오늘날 LG그룹의 주춧돌을 마련했다. 허 씨는 또 진주여고의 전신인 일신여고를 세우는 등 진주를 교육도시로 만드는 계기를 만들었다.

부친에 이어 5남 허완구 승산 회장은 몇년 전에 사비 100억여 원을 들여 낡고 오래된 진주여고 교사를 현대식으로 증·개축하고 강당과 체육관을 지어 기증하기도 했다. LG그룹에서 최근 분리돼 출범한 재계 7위의 GS 그룹 일꾼 모두 이곳 종중의 후손이다.

허창수 GS 회장은 허만정 씨의 손자다. 고개 숙인 벼가 풍성한 수확을 기다리는 황금 들판 너머 쿠쿠전자 구자신 회장의 생가가 먼저 모습을 보인다. 바로 옆집이 LG 창업주 구인회 회장의 생가다. 이어 LIG 창업주 구자원 본가, GS 창업주 허준구와 그의 아들 허창수 GS 회장 생가 등을 잇달아 만난다. 삼성 창업주 이병철 전 회장이 지수초등학교에 다닐 때 머물렀던 허순구(이병철의 매형) 집터도 있다. 골목을 하나 돌면 허구연 야구 해설위원의 생가도 나온다. 마을 전체가 아늑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넘쳐난다. 일대를 기업가 고향 관광 테마 마을로 조성 중이라 지금은 집 내부를 볼 수 없다. 그 대신 생가의 주인 이름이 적힌 알림판 앞에서 부자의 기운과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무한한 상상을 펼치며 아쉬움을 달랜다.

■대한민국 기업가 정신 수도 구축

   
옛 지수초등 본관 앞뜰에 있는 LG 구인회 회장, 삼성 이병철 회장, 효성 조홍제 회장이 심은 부자 소나무. 부자 소나무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면 부자의 기운을 받는다는 말이 있어 승산마을과 학교를 찾는 탐방객들에게 포토존으로 널리 알려졌다.
진주시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은 삼성 LG GS LS 효성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 창업주들을 배출한 옛 지수초등을 기업가 정신 성지로 만들기 위해 54억 원을 들여 2018년부터 올해 말까지 대한민국 기업가 정신 수도 구축사업을 진행 중이다. 앞서 한국경영학회는 2018년 7월 대한민국 기업가 정신의 수도 진주 선포식을 개최했다.

교육센터와 전문도서관 체험센터 관광상품 등을 조성하고 개발해 기업가정신의 수도 진주 이미지 고취로 유망기업 투자 촉진 및 미래 기업인을 양성하는 창업 중심 메카로 발돋움시키기 위한 조치다. 교육센터는 2019년 12월부터 중진공이 국비 17억 원을 들여 옛 지수초등 건물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해 1층은 기업가 홍보관, 2층은 교육관으로 활용된다. 정식 명칭은 진주시 기업가정신 교육센터다.

교육센터는 중진공이 수탁 운영하며 진주시는 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한다. 또 체육관을 리모델링해 기업가 정신을 실천한 기업인들의 자료, 관련 도서를 볼 수 있는 특색 있는 전문도서관을 조성한다. 체험센터는 급식실을 리모델링해 지수초등 출신 기업인과 그들이 창업한 기업의 성장 과정 등을 VR 영상으로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체험공간, 문화공간 등을 조성한다.

지수초등은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우리나라 4대 재벌 창업주가 다닌 학교로 유명하다. 삼성그룹 호암 이병철(1910~1987), LG그룹 연암 구인회(1907~1969), 효성그룹 만우 조홍제(1906~1984), GS그룹 전 허정구(1911~1999) 회장이 그들이다. 이중 구인회 허정구 전 회장은 지수면 승산마을 출신이다. 이병철 전 회장은 의령, 조홍제 전 회장은 함안 출신이지만 당시 신식 교육을 가르치는 학교가 없어서 이곳으로 유학 왔다.

■기업가 정신 관광테마마을 조성

진주시는 승산마을에 80억 원을 들여 기업가 관련 스토리텔링으로 특색 있는 관광상품 개발을 위한 관광테마마을 조성에 나섰다. 기업가 고향을 중심으로 창업정신 도전정신을 관광 상품화하기 위한 조치다. 기업가 생가 한옥마을을 개방하고 한옥스테이 체험 등 다양한 팸 투어 프로그램 개발로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핵심이다. 이곳에는 한옥스테이와 게스트하우스, 주차장이 조성된다. 게스트하우스와 한옥스테이는 지난 6월 착공해 오는 12월 준공된다.

진주시는 관광상품 개발에도 나섰다. 의령 소재 삼성 이병철 회장 생가 및 솥바위, 함안 소재 효성 조홍제 회장 생가, 지수면 일대 LG 구인회, GS 허준구 회장 생가, 구 지수초등 교정에 있는 부자 소나무 등과 연계해 부자 기 받기 팸투어 프로그램을 개발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로부터 관광객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옛 지수초등 교정의 부자 소나무는 삼성 이병철과 LG 구인회, 효성 조홍제 회장이 함께 심었다고 알려진다. 시는 관광테마마을이 조성되면 창업정신과 도전정신을 테마로 한 관광인프라 구축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 승산마을 남강변 절벽 위 1만㎡의 부지에 건립된 관람정과 지신정은 경관이 뛰어나 많은 관람객이 찾는다.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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