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계 요구·코로나 상황까지 맞물려
- 신속 의료대응체계 구축에 힘 보태
- 일산 이어 제2보험자병원 설립 추진
- 불발땐 대안으로 동부산의료원 검토
- 정치권과 협력해 대선공약화 계획도
부산시가 연합자산관리주식회사(유암코)로부터 499억 원에 침례병원을 매입하기로 최종 합의하면서 공공병원화를 위한 발걸음이 빨라졌다. 부지 매입이 마무리되면 제2 보험자병원 또는 동부산의료원 추진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 14일 오후 부산 금정구 침례병원 로비에서 관리자가 순찰을 돌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kookje.co.kr |
시는 국회의 국정감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보건복지부를 방문해 제2 보험자병원 설립을 논의할 계획이다. 그동안 복지부는 건강보험공단 재정을 특정 지역(부산)에 투입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했지만, 시가 500억 원을 들여 병원 부지를 매입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지난 9월 전국보건의료노조와 복지부가 공공병원 확충·강화 방안을 내놓은 것도 도움이 되고 있다. 당시 양측은 동부산권을 포함해 지역 주민의 강한 공공병원 설립 요청이 있는 지역 등 중진료권마다 2025년까지 1개 이상의 책임의료기관을 조속히 지정 운영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감염병 재해 재난 등 위기상황 발생 때 신속한 의료대응체계 구축 필요성이 제기된 것도 침례병원 공공병원화에 힘이 실렸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측도 시의 침례병원 매입을 환영하고 있다. 2000년 일산병원이 보험자병원으로 지정돼 설립된 이래 보험자병원 확충에 나서고 있으나 20년 넘게 승인 권한을 가진 복지부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장용섭 건보 보험자병원확충추진단장은 “부산시가 500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들여 병원 부지를 매입하면서 복지부를 설득할 명분이 커지고 있다”며 “보험자병원 설립을 위한 협의체 구성을 위해 관계기관 간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지난 6월 용역 발표 및 공청회를 개최해 보험자병원 확충 필요성을 확인했으나 곧바로 보험자병원 선정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애초 제2 보험자병원 설립을 결정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지난달 중으로 열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현재로서는 개최 계획조차 마련되지 않고 있다.
시는 제2 보험자병원 설립이 어려울 경우 대안으로 동부산의료원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서부산의료원 설립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로 해결 방안이 모색됐지만, 300병상에 불과해 동부산권에도 별도의 공공의료원 설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시는 지역 정치권과 힘을 모아 내년 3월 대선 공약화에 나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예타 면제를 받기가 쉽지 않아 현재로서는 제2 보험자병원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시 장승희 건강정책과장은 “유암코가 침례병원의 공공병원화라는 시민의 염원에 적극 공감해줘 보험자병원 유치를 위한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다”며 “복지부를 설득해 제2 보험자병원이 유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1998년 동구에서 금정구 남산동으로 이전한 침례병원은 연면적 5만9545㎡에 446병상을 갖춘 종합병원으로 운영됐으나, 2017년 7월 파산했다. 유암코는 지난해 4월 422억7000만 원에 침례병원을 낙찰받아 민간매각을 추진해왔으나 이날 시에 499억 원에 매각하는 것에 합의했다.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