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지자체가 한 해 다 쓰지 못하고 남은 예산인 순세계잉여금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을 위해 재난지원금 등으로 되돌려 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당장 눈앞의 이익과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 아니냐는 반론도 제기된다.
13일 연제주민대회 조직위원회는 연제구청 앞에서 ‘우리 세금 어디 쓸지 우리가 결정’ 연제주민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8월 24일부터 지난 10일까지 7가지 정책안에 대한 투표에서 참여자 1만861명 중 66.87%(7263명)가 ‘지역화폐 형태로 전 주민에게 재난지원금 지급하기’를 꼽았다. 이어 ▷취약층 추가 지원 ▷온천천 상습침수 해결 ▷공영주차장 확대 ▷안전마을 조성 등이 공동체 발전을 위해 공익적으로 사용하자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지난 12일 영도주민대회 조직위도 영도구청에서 주민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달부터 지난 10일까지 실시한 8가지 정책안에 대한 투표에 참가한 주민 1만943명 중 무려 76.2%(7834명)가 재난지원금을 꼽았다. 같은 날 남구청에서 투표 결과를 발표한 남구주민대회 조직위 역시 1만1875명 중 58.9%(6995명)가 재난지원금을 원했다고 밝혔다.
현재 부산에는 주민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6개의 조직위원회가 있으며 동래구와 해운대구도 조만간 이 같은 내용의 주민투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데, 재난지원금 지급이 우선 순위에 꼽힐 것으로 전망된다. 주민대회 조직위에 참여하고 있는 진보당은 주민 생활 현장에서 내놓은 의견으로 직접 민주주의의 좋은 사례라고 평가한다.
이처럼 재난지원금이 압도적인 선택을 받은 것은 코로나19 여파로 서민 경제가 그만큼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불용 예산을 재난지원금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한 반론도 나온다. 코로나19로 인한 특수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잉여금이라는 이유로 예산을 무작정 주민에게 되돌려주는 것은 지나친 포퓰리즘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잉여금을 사용하더라도 개인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보다는 지역 발전을 위한 공공사업에 투입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주장이다.
동아대 강동완(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자체의 행정이라는 고유의 영역이 있는데 제도와 법률을 넘어서는 주장은 문제가 있다. 매의 눈으로 행정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