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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단의 뉴스 클로즈업] 부산백병원 시설확충 못할 땐, 문 닫거나 요양병원 될 수도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개원 43년만에 존폐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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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평균 외래환자만 3600명
- 주차난에 주민·환자 대책 촉구
- 교수연구실까지 부족한 상황 속
- 고신·경희대 등 타 병원 대형화

- 인접 초교 통폐합 추진도 차질
- 병원장 “내년까지 해결 못하면
- 해운대백병원과 합쳐 기능축소”

820병상 규모의 인제대 부산백병원이 개원 43년 만에 존폐 위기에 몰렸다.
비가 내린 지난달 30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 부산백병원 진입로가 환자들이 탄 차량으로 극심한 혼잡을 빚고 있다. 오상준 편집국장
이연재 부산백병원장은 12일 “급변하는 의료환경 속에 시설 노후화와 만성 주차난을 내년까지 풀지 못하면 병원을 이전할 수밖에 없는 딜레마에 빠졌다”며 지역 사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중재를 호소했다. 최악의 경우 부산백병원은 상급종합병원 간판을 내리고 요양병원으로 전환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백병원은 1979년 6월 부산진구 개금동에서 개원해 현재 부산지역 3개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하나로서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부산백병원이 다른 지역으로 옮겨갈 경우 부산진구를 중심으로 한 중부산권의 의료 공백이 생기는 것은 물론 지역 상권 붕괴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부산백병원 상주인구는 하루평균 외래환자 3600명과 입원환자 800여 명, 환자 보호자 및 간병인 의료진 행정직원 재학생 등 1만 명이 넘는다.

■의료환경 급변 속 고사 위기

이 병원은 산복도로에 자리 잡아 시설과 주차장을 확장할 부지가 턱없이 부족하고 교통체증이 심해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는 현실에서 경쟁 병원이 앞다퉈 덩치 키우기에 나서면서 머지않아 한계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남 김해에 위치한 경희의료원 교육협력 중앙병원과 경희대는 김해시 주촌면 지지일반산단 일대에 4062억 원을 투자해 2024년 말 지하 4층 지상 17층 1010병상 규모의 경희대 가야의료원을 건립(국제신문 지난 8월 30일 자 10면 보도)한다고 밝혔다. 고신대복음병원도 강서구 에코델타시티에 1000병상 규모의 최첨단 스마트병원을 건립한다는 방침 아래 지난 8월 사업추진단을 발족했다. 고신대는 부경대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포항공대(POSTECH)와 손잡고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빅데이터에 기반한 개인맞춤형 헬스케어(정밀의학), 융합의학, 원격진료를 비롯한 미래의학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시설이 낡고 주차장이 협소해 환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부산백병원은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으려고 시설 확충에 ‘올인’하고 있으나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평일 아침이면 출근하는 교직원과 진료를 받으려는 외래환자가 탄 차량이 뒤엉켜 병원 입구부터 부산도시철도 2호선 개금역 근처까지 길이 1.5㎞가량이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하다시피 한다. 이 같은 상습 교통체증으로 병원 인근 주민들은 고통을 겪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고, 병원을 찾는 환자들 역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병원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탓에 인제대 의대는 인근 빌라를 매입해 교수 연구실로 쓰고 있고, 간호대는 2018년 3월부터 부산백병원에서 하던 2학년 수업을 경남 김해 인제대 캠퍼스로 다시 옮겨서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초등학교 통폐합 지지부진

경희대 가야의료원 조감도(위)와 고신대·부경대·울산과학기술원·포항공대가 2019년 11월 개최한 에코델타시티에 스마트병원 건립을 위한 협약식. 국제신문DB
사정이 이렇다 보니 부산백병원은 몇 년 전부터 부산시교육청에서 추진해온 초등학교 통폐합에 내심 기대를 걸었으나 진행은 지지부진하다. 이 때문에 통폐합 대상 초등학교를 매입해 시설을 확충한다는 병원 계획은 차질을 빚고 있다. 시교육청 남부교육지원청은 부산백병원 바로 앞에 붙어 있는 주원초등학교를 폐교하고 재학생을 인근 주례초등학교와 가평초등학교로 분산 배치하는 통폐합을 2017년부터 추진(국제신문 2017년 8월 23일 자 6면 보도)하고 있으나 학부모의 반발에 부딪혀 지연되고 있다.

■기로에 선 부산백병원

부산백병원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전환) 상황 속에 언제 이루어질지 모를 초등학교 통폐합을 마냥 기다릴 수 없어서 서면, 주례구치소, 해운대 등을 대상으로 이전 대상 부지를 물색해 왔다. 마지노선은 내년 말. 주원초등학교 통폐합 문제가 내년 말까지 해결되지 않으면 병원을 이전할 수밖에 없다는 게 병원의 내부 방침이다. 이 병원장은 “병원으로서는 주차난과 교통체증 해결, 시설 개선이 수십 년 묵은, 시급한 과제임이 틀림없지만 초등학교 통폐합을 둘러싼 학부모와 지역주민 간 갈등을 원치 않는다”며 “시교육청을 비롯한 지역 사회의 적극적인 중재를 통해 합리적으로, 순리대로 해결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병원장은 지역 대학병원의 역할에 관해 지역사회의 관심과 공론화를 주문한 셈이다. 그러면서 “그래도 이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부산백병원을 해운대백병원 인근으로 옮겨서 기능을 합칠 계획이다. 그러면 개금 부산백병원은 문을 닫거나 요양병원으로 전환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상준 편집국장 letitb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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