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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의 청년 관점 <7> 행복주택과 청년주거정책

청년 주거지원은 특혜 아닌 권리 보장…재산권·소유권보다 우선돼야

  • 김지현 ㈔부산청년들 이사장
  •  |   입력 : 2021-09-16 19:26:40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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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 주거안정 ‘부산 행복주택’
- 님비현상에 막혀 장기간 표류
- 최근에야 원안대로 추진 확정

- 공공주택 확대, 주민 반대 숙제
- 문제 해결할 전담 운영기구 부재
- 청년들 市에 상담지원센터 요구

- 신혼부부 대출 이자 지원 사업
- 내 집 마련으로 정책 확장 시도
- 보편적 보장 안돼 아쉬움 남아

“주차난에 주변 임대료 낮아진다.”

“부산시가 주민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행복주택 사업을 추진해 반대 여론이 높아지고 지역 갈등을 야기한다.”

“주민은 일대가 빌딩 숲으로 변하는 걸 원치 않고 체육공원, 문화센터, 녹지공간 등을 원한다.”

“건물 높이를 낮추고, 해당 부지에 기업을 유치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부산시청 앞 행복주택 건립 추진에 대한 해당 연제구의회와 주민들이 제기했던 민원의 내용이다. 이분들이 행복주택을 반대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행복주택이 지역사회에 해로운 존재라도 됐던 것일까.
올해 6월 현재 부산시청 앞 행복주택 건설 현장 모습.
■행복주택이라는 ‘권리’

행복주택은 대중교통이 편리하고 직장과 학교가 가까운 지역에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하여, 청년(19~39세)·신혼부부·대학생 등 젊은 계층의 주거 안정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이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부산시는 2016년 주거안정대책에서 행복주택 말고도 부산드림아파트, 부산형 뉴스테이, 햇살둥지, 쉐어하우스 공급 등을 발표했다. 그러나 민선 6기(2014~2018년)에서 발표된 ‘부산형 행복주택’ 중 2017년에 승인된 부산시청 앞 행복주택은 집값 하락이 예상된다는 재산권 침해와 관련한 사유를 시작으로 여러 욕망이 뒤섞인 상태에서 장기간 표류하다가 최근에야 ‘원안대로 추진’으로 정리됐다.

지난 8월 30일 열린 부산시청 앞 행복주택 건축 사업을 정상화하기 위한 관계기관 협약식. 부산시, 부산시의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부산시당, 연제구, 연제구의회가 협약했다.
공공주택에 대한 주민의 반대는 부산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빈민 아파트’라는 혐오 표현이 등장한 청년주택 반대 시위도 다른 지역에서 있었고,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방식으로 반대 무리를 조직한 사례 등 많은 지역에서 님비 현상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청년주거권 보장과 청년주거 불평등 완화에 이바지하는 청년단체인 ‘민달팽이유니온’은 이러한 지역의 님비 현상을 기록하고 함께 대응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한쪽에서는 행복주택 등과 관련한 정책에 관해 청년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한다. 이러한 주장은 이 정책이 목표로 하는 공익의 관점으로 봤을 때, 설득력이 없는 말이다. 청년 대상 주거지원 정책은 특권을 주는 것이 아니라, 주거권이라는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청년기에 겪는 주거 문제를 해결하고 청년이 머물 곳을 보장하기 위한 부산시 청년주거정책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청년주거상담지원센터

지난 8월 열린 2021 부산청년정책네트워크 정책제안회 ‘청년, 부산에 살다’ 온라인 행사 때 참가자들이 ‘청년주거상담지원센터 설치’를 요청하는 화면이다.
지난 8월 23일, 2021 부산청년정책네트워크 정책제안회 ‘청년, 부산에 살다’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모두 22개 제안 과제 가운데 5개 정책과제를 실시간으로 발표했고, 그중 청년주거문제와 관련하여 ‘청년 주거문제 해결을 위한 청년주거상담지원센터 설치’가 제안되기도 했다. 공공 임대주택을 확대하는 시책이 지역 주민의 반대로 인해 본래의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청년 주거 관련 정책을 운영할 기구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는 요구였다.

그간 부재했던 청년 주거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집행체계를 마련하고, 머물 곳을 구하는 청년이 좀 더 안정된 주거를 확보해 사회 진출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주거 상담 지원 ▷청년주거상담사 양성 ▷집 구하기 안내서와 임대차법 해설서 등 매뉴얼 개발 ▷정부 및 부산시 청년주거 관련 정책 아카이브 구축 ▷청년 주거 아카데미 운영 ▷청년 주거 실태 및 정책 연구 ▷청년 월세 지원 이관 및 고도화 등이 세부 정책 내용으로 제안되었다.

서울시에서는 ‘청년자율예산제 시민 참여 투표’를 통해 2020년 5월, 서울시청년주거상담센터가 개소했다. 이 센터에서는 주거 상담을 통해 사례 분석을 진행하여 청년주거와 관련한 이슈를 발굴하고, 이를 통해 교육 내용을 만들고 교육도 진행한다. 이것 말고도 청년과 세입자에게 필요한 주거 정보 알리미, 집 구하기 체크리스트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시의 사례를 통해서도 청년주거 지원정책은 공익을 위한 공공성 높은 정책으로서 시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청년월세지원사업

2018년 부산시는 광역지자체 가운데 최초로 일반 청년 대상 월세지원 사업을 추진했다. 부산은 월세로 거주하는 20대 청년의 비율이 66.6%이며, 월평균 가구 소득은 200만 원 미만이 65%로 소득 대비 주거비 부담률이 다른 세대보다 높은 상황이다. 청년월세지원사업은 한시적으로나마 주거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월 10만 원씩 총 100만 원의 월세 지원금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부산에 거주하는 만 18-34세, 중위소득 120% 이하인 1인 가구 청년이 대상이며, 정책이 시작한 2018년은 대상자 1000명으로 시작해 현재는 3000명으로 규모가 확대되었다.

부산 청년월세지원사업은 다른 지역에서 벤치마킹하는 사례가 되었고, 지난 8월 26일에는 제4차 청년정책조정위원회에서 ‘청년 주거비 지원’ 정책이 발표되었다. 코로나19 장기화하면서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음에도 관련 정책의 사각지대에 있는 청년을 지원하기 위함이다. 정부의 청년월세지원사업은 중위소득 60% 이하, 만 19~34세 청년을 대상으로 최대 월 20만 원을 12개월간 지급한다.

■부산에 살고 싶은 청년에게

기존 임대 지원 위주의 청년주거정책을 ‘내 집 마련’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도 있다. 부산시에 거주하는 무주택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주택 구입 대출 이자를 연간 1000세대 규모로 지원하는 신규사업이 2021년 부산시 인구정책 기본계획에서 발표됐다.

청년기에 겪는 주거 문제는 20대와 30대가 크게 다른 면이 있고, 집을 소유하는 것을 지원하는 정책은 그동안 없었기 때문에 의미 있는 사업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신혼부부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보편 청년의 주거권을 보장하기 위한 방향에는 맞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결혼을 하고 자녀가 출생하기를 바라는 청년이 여전히 많이 있지만, 그것을 선택사항이라고 생각하는 청년 또한 늘어나고 있다. 내가 살 집을 소유하고 싶은 청년이 있는 반면, 집을 소유하지 않고 잠시 머무를 시간이 필요한 청년이 있다.

청년정책은 다양한 삶의 방식 중에서 청년이 원하는 삶을 최대한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출생 환경이나 학력 등에 따라 출발선이 달라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 청년이 안정적으로 머무를 자리를 보장하기 위한 공공주택은 재산권, 소유권보다 더 상위에 있는 권리여야 한다. 자산 불평등을 당연시하는 사회는 집이 갖는 가치를 추락시킨다. 청년이 설 자리가 없는 지역사회에 미래는 없다.

■모두의 오늘과 내일을 위해

청년이 겪는 주거문제의 당사자가 청년만인 것이 아니다. 자녀의 독립을 지원하는 부모 세대도 당사자이며, 지방 소멸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지역사회도 당사자일 수 있다. 더 많은 이들이 청년주거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목소리 내어주기를 바란다.

시민이 마땅히 가지고 누려야 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사회적 안전망의 최저선이 지켜져야 더 나아진 우리의 삶을 기대할 수 있다.

시민기자·㈔부산청년들 이사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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