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 받는 횟수가 기사 수입 좌우
- 독점 탓 높은 수수료 내고 이용
- 부담감 높아지며 업계가 선제안
- 市, 운영 권한 택시조합 등 분배
- 수수료 인상 전 승인 절차 도입
- 이용자 증가 땐 재정 부담 늘 듯
이르면 이달부터 시범운영되는 ‘동백택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사실상 독점한 플랫폼 택시 호출 시장에서 공급자인 택시 기사와 수요자인 시민의 요금 부담을 낮출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부산 개인택시조합이 부산시에 먼저 제안하고, 시와 법인택시 조합 또한 호응하고 있는 만큼 대다수 택시 기사가 플랫폼 출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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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한 시민이 부산역 광장 택시승강장에 대기 중인 카카오택시를 이용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절박한 택시업계의 ‘선제안’
13일 부산역.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가 줄지어 서지만, 카카오택시는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대기하던 한 택시 기사는 “카카오택시는 앱 호출을 받아 움직인다. 처음에 광고와 이미지 관리에 신경 쓴 게 통한 건지, 카카오택시는 ‘콜’이 많다. 굳이 줄을 서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외지인은 ‘악명 높은’ 부산의 도로 여건이나 운전 문화에 대한 나쁜 인식 때문에 카카오택시를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덧붙였다.
지역 택시기사들은 동백택시 도입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도움이 될 거라는 기대감도 높아 보였다. 시가 파악한 카카오모빌리티 가맹택시의 수수료는 월별 총매출의 3.3%. 최근 카카오가 택시가사들을 대상으로 ‘콜(호출)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며 가입을 권유한 월 9만9000원짜리 멤버십 출시도 ‘독과점 기업’의 갑질 논란을 빚었다.
개인택시기사 정모(52) 씨는 “과도한 수수료라는 걸 누구나 안다. 그런데 실제 카카오택시 이용자가 많은 상황에서 ‘콜’을 먼저 못 봐 생기는 손해가 걱정되니 가입을 안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백택시는 기사들의 수수료를 낮춰주면서, 손님이 택시를 부를 때 내야 하는 비용도 내지 않게 한다. 시가 운영하는 만큼 이윤보다는 실제 기사들과 손님에게 도움되는 방향으로 갈 거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시에 동백택시 운영을 먼저 제안한 개인택시 조합은 “코로나19로 인한 택시업계 수입 감소로 기사들은 절박한 심정이다. 시장의 80%를 장악한 카카오가 확보 고객을 내세워 기사들에게 더욱 많은 수수료를 요구하게 될 것”이라며 “동백전 앱에 택시 호출 기능을 부가하는 업데이트 등 실무적 절차는 거의 끝났다. 시와 업무협약을 마치고 서비스가 개시되길 고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캐시백 예산 조기 소진 딜레마
시는 시범운영에 앞서 개인·법인택시 조합과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동백택시 운행은 공적 명분을 갖는 것이지만 향후 불거질 수 있는 ‘특혜 시비’ 등 논란은 업무협약 과정에서 미리 정리하고 가겠다는 게 시의 계획이다.
택시는 대중교통 수단이지만 이를 운영하는 업체 등은 민간 사업자다. 시는 플랫폼 운영 권한을 시와 조합 등으로 분배해 공공 플랫폼인 동백전 앱에 민간기업의 택시 호출 기능이 탑재되는 데 대한 특혜 시비를 없애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앞으로 동백택시가 정착해 택시 기사나 승객의 수수료를 인상하려 할 경우 반드시 시의 승인을 받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한다.
지역화폐 플랫폼과 택시 호출 서비스의 결합은 처음 시도되는 것이어서 시행 초기에는 일부 혼선도 있겠지만, 고객센터 운영과 주기적인 이용 만족도 조사 등 피드백 장치를 함께 마련해 개선하겠다는 것이 시의 입장이다.
동백택시를 이용하는 시민이 늘어나면 생길 수 있는 ‘캐시백 예산 조기 소진’ 문제는 이번 사업의 딜레마로 꼽힌다. 택시업계 한 관계자는 “택시 호출이 동백전과 연계되고, 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동백전에 가입하는 시민은 캐시백 혜택을 위해 동백전 결제를 선호할 것”이라며 “이용자가 늘어나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캐시백 예산의 조기 소진 등으로 플랫폼이 휘청거릴까 걱정”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내년 동백택시 관련 예산을 5억 원가량 요청해둔 상태다. 캐시백 예산은 유동적으로 변경 가능한 것인 만큼, 우선 동백택시 정착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