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헌 부산 해운대구청장은 오는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소음 허용 기준 하향을 요구하는 청원 글을 올릴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국민청원 처리 기준인 한 달간 20만 명 이상 동의를 목표로 한다.

이번 청원은 국민이 체감하는 소음 정도와 단속 기준 간 괴리가 커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실제로 현재 자동차와 이륜차 소음 허용 기준은 각각 100㏈, 105㏈로 너무 높아 실질적인 처벌이 거의 힘들다. 실제로 해운대구와 해운대경찰서, 그리고 교통안전공단 부산본부가 지난 7월 장산역 앞 도로 일대에서 합동 단속을 진행했지만 이날 적발된 19건의 위반 사항 중 소음 위반으로 적발된 건수는 한 건도 없었다. 국가소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00㏈은 열차 통과 시 철도변 소음에 해당한다.

해운대구는 달맞이길 등 한적한 도로뿐 아니라 해운대·송정 해수욕장과 마린시티, 그린시티 등 거의 모든 일대에서 폭주하는 차량들로 인한 굉음이 심한 편이다. 이 때문에 지난 7월에도 해운대구에 사는 한 주민이 소음 허용 기준을 낮춰 달라는 내용의 글을 올려 2479명이 동의하기도 했다. 해운대구는 건설현장 소음 기준치인 80㏈ 수준까지라도 기준을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해운대구는 청원이 시작되면 홍 구청장, 박경수 해운대경찰서장을 시작으로 SNS상에서 청원 동의 챌린지를 진행할 계획이다. 두 기관의 장이 다음 참여자를 자유롭게 지정해 청원 동의 분위기를 확산시키기로 했다.

해운대구는 현수막 제작을 비롯해 공동주택과 대형 기관 등을 중심으로 동참 공문을 발송하는 등의 방식으로 꾸준히 홍보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홍 구청장은 “소음 허용 기준이 높아 주민이 밤잠을 설칠 정도의 굉음에 시달려도 단속할 수가 없는 실정이다”며 “일상에서 큰 고통을 겪는 다른 모든 주민들을 생각해서라도 모두가 편안한 일상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협조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