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국시대 유래 역사적 고증 공개
- 주민·군의원, 즉각 철회 촉구
- 군도 반대 의견 전달할 예정
문화재청이 영남의 절경지인 수승대(搜勝臺·명승 제 53호)를 수송대(愁送臺)로 명칭을 바꾸겠다고 예고하자 주민이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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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창 수승대 거북바위. 거창군 제공 |
문화재청은 “관계 전문가의 검토와 자문회의를 거쳐 거창 수승대를 수송대로 명칭으로 변경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문헌 분석 결과 수승대로 사용된 시기는 조선중기인 1543년 이후로 확인됐다는 것.하지만 수송대는 삼국시대부터 ‘수송대’, ‘수송암’으로 사용돼 상대적으로 명칭 사용시기가 오래됐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지난 6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30일간의 예고 기간에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후 확정키로 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 주민들은 “수송대에서 수승대로 바뀌어 불리어 온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며 “아무 문제 없이 잘 쓰고 있는 수승대 명칭을 역사적으로 오래됐다는 이유만으로 변경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거창군의회 표주숙 의원도 “지역주민과 거창군 의견수렴 절차 없이 진행되고 있는 수승대의 명칭 변경을 반대한다”며 “문화재 당국이 강행하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거창군도 행정적, 지역적 제반 여건 등이 고려되지 않아 혼란이 큰 사안이라며, 정부의 일방적인 명칭 변경 추진은 철회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화재청이 수승대 명칭을 바꾸기로 한 것은 명승으로 지정된 일부 문화재가 역사성 논란을 빚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에 따라 최근 문화재청은 이를 엄격히 하기 위해 전국 명승과 별서정원(전원이나 산속에 지은 정원)을 대상으로 역사성 고증작업에 들어가 그 결과를 공개했다.
공개 결과 수승대 명칭은 퇴계 이황의 제명시인 ‘수승대에 부치다(寄題搜勝臺)’에서 비롯됐다는 것.고증을 통해 수송대라는 이름은 삼국시대부터 유래된 것으로 확인돼 명칭 변경을 결정했다.
수송대라는 이름은 거창 일대가 백제국에 속했을 무렵, 국력이 쇠했던 백제는 당시 강대국 신라로 사신을 보내는 일이 잦았는데, 신라로 간 백제 사신 가운데 곤욕을 치르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에 근심 수(愁)와 보낼 송(送)을 써 수송대로 불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거창군은 문화재청 예고기간내 유관기관 간 간담회 개최 등을 통해 반대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