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방치된 부산 영도구 동삼동 옛 국립수사과학연구소 남부분원(영도 국과수 분원)에 외부인이 무단으로 침입해 공포체험 콘텐츠를 촬영(국제신문 지난 8일 자 1면 보도)하는 등 최근 노후 건물 흉가 체험으로 인한 주민 불만이 커지자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8일 영도경찰서는 영도 국과수 분원 공포체험 관련 긴급회의를 열어 강력팀 직원으로 구성된 수사전담팀을 꾸리는 등 범죄예방대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특히 경찰은 관리 기관인 부산대병원의 고발과 상관없이 공포체험 콘텐츠를 촬영한 유튜버 등에 대한 자체 수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최근 공·폐가를 중심으로 흉가 체험이 유행처럼 번지자 경찰도 더는 두고만 보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해당 유튜버에게 심야시간 건조물에 무단으로 침입한 혐의를 적용할 방침인 가운데 허위사실을 유포한 행위 등의 혐의를 적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해당 유튜버의 행위는 경범죄를 적용할 수도 있지만 흉가체험 동영상으로 주민 불안감을 조성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유튜브에는 흉가 체험 관련 영상을 쉽게 찾을 수 있으며 일부 유튜버는 광고까지 유치해 수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행위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 초 새벽에 청소년 4명이 영선아파트에 몰래 들어가 고함을 지른 뒤 유리창을 깨 주민이 신고했지만 경찰은 범인을 잡지 못했다. 같은달 말에도 20대 3명이 이 아파트에 몰래 들어갔지만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8만 원짜리 경범죄 스티커만 발부하는데 그쳤다. 앞서 지난 5월에는 경찰에 적발된 20대 6명이 기장군 실로암의 집에 몰래 들어가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 관계자는 “구도심을 중심으로 공·폐가가 늘면서 흉가 체험 가능성이 높은 공·폐가에 대한 범죄예방대책 수립도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관리 기관인 부산대병원도 조만간 유튜버 등을 고발한다는 방침이며 출입차단 시설과 출입금지 팻말 등을 보완하기로 했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