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북항 ‘원조역사전시관’(가칭) 조성과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을 연계해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두 아이템의 연관성이 깊고 ‘윈윈’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원조역사관은 2030 부산 월드엑스포 유치전에 따른 개발도상국 공적개발원조(ODA) 사업과 관련해 필요성이 제기된 것으로, 범정부 유치기획단이 긍정 검토 입장(국제신문 지난 7월 28일 자 1·8면 등 보도)을 밝힌 상태다. 피란수도 유산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추진되고 있다.
이 같은 지적은 국제신문이 최근 이들 두 사안의 연계 추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1일 마련한 학계 전문가들과의 좌담 인터뷰에서 제기됐다. 좌담에는 경성대 강동진(도시공학과) 교수, 부산연구원 오재환 부산학연구센터장 겸 사회문화연구실장이 참석했다.
강 교수는 “원조역사관은 피란수도 시절의 역할을 보여주고 연계할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이다. 피란수도 유산의 가치에는 당시(1950년 한국전쟁 시기) 국제사회의 구호·원조를 통한 인류애 구현의 표상이 부산이라고 명시돼 있다”고 말했다. 오 실장은 “피란수도의 핵심 가치가 포용 인류애 평화인데, 이는 원조의 함의와 월드엑스포의 지향 가치와도 같다”면서 “그 역사적 현장인 부산항 북항 1부두에 원조역사관이 꾸며지면 세계 인류애와 원조의 상징적 공간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 또한 원조역사관의 적지로 1부두 일원을 꼽았다. 다만, 1부두의 원형 파괴 없이 최소한의 정비로 그 가치를 드러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그 방안에 대해 두 사람은 첨단 IT기술과 기존 시설을 활용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즉, 1부두 내 옛 창고 등을 없애거나 다른 시설을 신축하지 않고도 ‘메타버스’(현실 세계와 같은 3차원 가상세계)처럼 최신 기법을 이용해 전시·체험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피란수도 부산 유산의 핵심 격인 1부두에 대한 원형 보존과도 맞물려 있다. 부산시는 이와 관련, 1부두를 ‘시 등록문화재’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 법률 개정으로 각 지역의 특색 있는 근현대문화유산을 ‘시·도 등록문화재’로 지정할 수 있는 길이 열린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등록문화재는 ‘지정문화재’에 비해 보호 강도가 낮다는 분석이다. 또한 북항 재개발 사업자인 부산항만공사(BPA)가 등록문화재에 난색을 보여 실현 여부도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구시영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