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만 안 맞았더라면…우리 아들 살려달라.”
“30대 예비신랑이 백신 접종 후 골수성 백혈병 판정을 받았다. 정부를 믿는 국민에게 더이상 억울한 사례가 없길 원한다.”
최근 청와대 청원에 올라온 한 어머니와 예비신부의 절규다. 이들의 가족은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뒤 사경을 헤매고 있다. ‘백신 접종과의 인과성이 낮다’는 정부의 입장에 피해자의 고통은 커진다. 백신부작용 피해자 구제를 위해 법안 통과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6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김미애(부산 해운대을) 조명희 성일종 서정숙 의원 등이 감염법 개정안을 잇따라 발의했다. 세부 내용은 다르지만 백신 예방접종 등에 따른 피해의 ▷보상요건 완화 ▷인과성 인정 이전 우선지원 등이 주요 내용이다. 법안은 코로나19 백신부작용에도 제대로 된 구제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문제 제기에서 발의됐다. 현행법상 피해보상 청구시 보상 여부 결정까지 최대 120일이 소요된다. 인과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개인이 백신 접종과 이상반응 사이의 인과성을 증명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코로나19 백신부작용에 대한 인과성 인정 비율이 극히 낮은 이유다. 지난달 27일 기준 코로나19 백신 이상반응 신고사례 가운데 인과성 조사를 완료한 것은 1983건. 이중 인과성을 인정받은 것은 229건, 11.5%에 불과하다. 지난 4, 5일 이틀 동안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신고는 2451건이다.
이에 이들 법안은 질병관리청장이 인과성이 없음을 증명할 수 없으면 보상하거나, 인과성이 불명확하면 신고대상자에게 유리하게 조사·보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개정안은 국회와 정부 양측에서 제동이 걸린 상태다. 국회 보건복지위 전문위원실 검토보고서는 “입증책임은 그 사실증명을 통해 법률효과를 주장하려는 자가 부담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인과성 유무의 입증책임 전환 여부는 예방접종 등에 따른 피해보상의 성격, 입증책임을 전환한 입법례의 도입 배경 등을 고려해 논의해야 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표명했다. 질병관리청도 “경제적인 어려움이 없는 대상에게 진료비 선지원의 필요성이 낮고,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경우에는 긴급복지제도, 재난적 의료비 지원 제도 등 현행 제도의 활용이 타당하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와 국회가 ‘원론적 입장’으로 피해자 고통을 방치하면 국민의 호소는 걷잡을 수 없는 분노로 번질 수 있다. 박태우 이승륜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