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530> 음소와 원소 : 태초의 둘

  •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   입력 : 2021-09-06 19:00:54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500만 년 전! 유인원류에서 선행인류가 분화되었을 때다. 20만 년 전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보다 훨씬 이전에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나타났을 때다. 어떻게 소통했을까? 지역마다 소리는 달랐겠지만 Yes or No 딱 두 마디로 통했을 것같다. 음 높이로 이를 나타냈을 수 있다. 낮은 음 긍정, 높은 음 부정 식으로. 그러다 딱 두 음으로 원시 음악을 했겠다. 동물들 소리는 대개 높낮이가 다른 두 음이다. 그렇게 언어와 음악은 하나에서 갈라진 두 음으로부터 출발했다. 가장 근원적인 태초의 두 음소(音素)다.

태초 인류의 두 음소처럼 태초 우주의 두 원소.
태초의 두 음소처럼 태초에 두 원자가 생겼다. 태초점인 특이점이 대폭발한 이후다. 온도가 낮아져 날씨가 추워지면 동물들도 서로 뭉치는 법이다. 대폭발 후 1초라는 짧은 시간 안에 온도가 급격히 낮아져 음전하 다운쿼크와 양전하 업쿼크가 뭉쳤다. 태초 음양의 조화로 양성자와 중성자가 생겼다. 빅뱅 후 3분이 지났을 때 온도가 수백만 도로 더 낮아져 양성자 두 개와 중성자 두 개가 합치게 되었다. 드디어 38만 년 후 온도가 약 2700도 정도로 떨어졌다. 드디어 양성자 1개와 전자 1개가 뭉쳐 수소 원자, 양성자 2개와 전자 2개가 뭉쳐 헬륨 원자가 생겼다. 수소와 헬륨! 태초의 두 원자다.

태초의 음소가 낮은 음과 높은 음 두 개이듯이 태초의 원자도 두 개다. 양성자 1개인 수소와 양성자 2개인 헬륨이다. 5억 여 년이 지났을 때 온도가 더욱 떨어졌다. 흩어져 있던 두 원자들이 뭉쳐 별을 이루었다. 수억 년 후 무지하게 뜨거웠던 그 별들 안에서 수소와 헬륨을 이루던 양성자와 중성자 주위의 전자들이 헤쳐 모였다. 탄소나 산소, 철과 같은 원자들이 만들어졌다. 수십억 년 후 태양보다 더 큰 초신성 폭발 때는 금이나 우라늄과 같은 원자들이 만들어졌다. 결국 모든 원자들은 수소와 헬륨이라는 태초의 두 원자로부터 비롯됐다.

모든 물질은 원자라는 소(素)립자이자 미(微)립자 알갱이 하나하나가 뭉쳐서 이루어졌다. 그렇게 물질을 이루는 알갱이들 종류가 원소다. 그래서 원자(原子) 주기율표가 아니라 원소(元素) 주기율표라 부른다. 이 표에서 맨 위층 1주기 원소에는 원자번호 1번 수소와 2번 헬륨만 있다. 빅뱅 후 38만 년 전에 생긴 수소와 헬륨은 수억 년 수십억 년 이후 생긴 원소들과 비교하여 격과 결이 다르니 차원이 다르다. 가장 질량이 작은 두 원소지만 우주 질량의 99%를 이루는 수소와 헬륨은 성질이 정반대다. 수소는 자기 전자 한 개를 주어 다른 원소들과 결합하여 물(H2O)과 같은 분자를 이루는 힘이 가장 강하니 조화적이다. 반면에 헬륨은 자기 전자 두 개를 주지도 않고 다른 원소들로부터 받지 않으니 독자적이다.

온 우주에 질량비 3:1로 존재하는 수소와 헬륨은 항성(star)인 별의 주성분이다. 가령 태양이라는 항성에서도 수소 핵융합으로 헬륨이 된다. 이 때 질량이 줄어들며 그 줄어든 질량 만큼 에너지를 내며(E=mc2) 열과 빛을 방출한다. 덕분에 지구 생명체들이 여지껏 살아간다. 그 태초 두 원소들 덕분에 태초의 인류도 태어났다. 예-아니요 뜻의 두 음소를 표현하기 시작하며 여기까지 왔다. 둘이 만나면 파탄보다 조화를 이루는 힘이 강한 까닭이다. 0과 1, 너와 나, 둘도 대개 그렇다. 잘 살자.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직무정지 새마을금고 이사장, 여전히 경영 관여
  2. 2경정 승진자도 전국 교류…경위 이하 5년씩 부서순환 추진
  3. 3지광 70억 있다면서…세금도 34억 10여 년 체납
  4. 4[근교산&그너머] <1484> 통영 학림도 망산
  5. 5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6. 6‘가덕 증액 문서화’ 쳇바퀴…우선시공분 내달초 착공 희박(종합)
  7. 7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8. 8아직 관객 많은 ‘오디세이’인데…아이맥스관에서 내린 사정
  9. 9신임 부산시 행정부시장에 김성기 행안부 인사기획관
  10. 10후배 경찰 신체 ‘덥석’…파출소 팀장 추행 혐의 피소
  1. 1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2. 2대한항공 말흐리기…실체없는 통합LCC 부산 허브
  3. 3[뉴스 분석] 종교인·언론사주가 국회 권위 훼손…도덕성 논란까지
  4. 4부울경 광역의회 협력강화 선언 “미래산업 함께 육성”
  5. 5李 대통령 “국민 생명·안전 지키기가 최우선”
  6. 6‘가상자산 과세 유예’ 결론 못낸 당정
  7. 7여야 ‘조희대 국조’ 두고 공방 격화
  8. 8李 대통령 지지율 2%p 오른 46%…조희대 탄핵 반대 45%
  9. 9밤샘농성 장동혁 "피의자 선관위가 새벽 4시에 투표용지 가져가"
  10. 10[속보] 대통령비서실, 30억 들여 월평균 11회 여론조사…내용은 비공개
  1. 1지광 70억 있다면서…세금도 34억 10여 년 체납
  2. 2‘가덕 증액 문서화’ 쳇바퀴…우선시공분 내달초 착공 희박(종합)
  3. 3퇴직금 2028년부터 사외적립…체불 예방
  4. 4부산시 “부산에 글로벌 AI 허브 유치하겠다”
  5. 5미래에셋·대신증권·빗썸도 뚫렸다(종합)
  6. 6사실상 금융업 전체가 다 털릴 판…靑, 긴급 대응회의(종합)
  7. 7첫 100조 분기매출 하닉 “100조 주주환원 하겠다”(종합)
  8. 8전용터미널·화주 인센티브 등 북극항로 상업운항 지원 요구
  9. 9부산과학기술협의회·CTO평의회 역량 확대
  10. 10부산銀 센텀센터, 스타트업 지원 거점화
  1. 1직무정지 새마을금고 이사장, 여전히 경영 관여
  2. 2경정 승진자도 전국 교류…경위 이하 5년씩 부서순환 추진
  3. 3신임 부산시 행정부시장에 김성기 행안부 인사기획관
  4. 4후배 경찰 신체 ‘덥석’…파출소 팀장 추행 혐의 피소
  5. 5영업중단 이어 단전 위기…피가 마르는 홈플러스 입점업체들
  6. 6아울렛서 만나는 김해 도자기
  7. 7부경대 5108명 정보유출…위탁보안 비상
  8. 8“일부 수사 강압·부실” 부산변회, 권한 커진 경찰 첫 평가
  9. 9김해 어르신 생활 불편 해결해 드립니다
  10. 10“공장화재 대원 고립됐다” 실전같은 훈련
  1. 1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2. 2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3. 3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4. 4경남 생활체육 대축전 30일 개막…3일간 31개 종목 열전
  5. 5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6. 6‘무관의 제왕’은 옛말…케인 발롱도르 품었다
  7. 7‘은퇴 기로’ 손아섭, 2년 만에 NC로…3000고지 향한 행진 계속
  8. 8허구연 KBO 총재, 3연임 사실상 성공
  9. 9K리그2 준PO 12월 2일 개최
  10. 10김해FC, 제6대 사령탑에 설기현 감독 선임
우리은행
위기가정 긴급 지원
홀로 질병과 생활고 견디는 독거노인…수도까지 끊겨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노후 산단을 스마트 밸리로 혁신…구 소유 건물 팔아 재정 안정화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