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상구 부산도서관 인근 도로가 불법주차 차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민 통행과 지역 재개발 공사 등에 지장을 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5일 오후 덕포동 부산도서관 인근 이면도로에는 불법 주차된 차량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다. 주말을 맞아 도서관을 찾은 가족 단위 방문객이 타고 온 차량으로 도서관 지상과 지하주차장(82면)이 가득찼기 때문이다. 왕복 2차로 교행이 힘들 정도로 차량 행렬이 길게 늘어섰다.

부산도서관 주변 도로는 방문객이 몰리는 주말 불법주차 문제가 심각하다. 도서관 주변 주택에 살고 있는 주민은 이 도로를 이용하는데 방문객 차량가 뒤섞여 주말마다 주차 전쟁이 벌어진다. 주민 양민준(28) 씨는 “집에 있으면 경적으로 시끄러워 주말에도 집에서 못 쉬고 밖에 나간다”고 말했다.

도서관 뒤편 덕포1구역 재개발 공사 현장 앞 도로도 상황은 비슷하다. 시공사 측은 현장 근로자와 공사 차량이 주차된 공간에 펜스를 설치하고 ‘불법주차금지 주차단속구간’ 현수막을 붙였지만 소용이 없는 상황이다. 불법주차 차량 때문에 차량 이동이 힘들 정도다. 근로자 김호인(39) 씨는 “불법주차한 차주가 연락도 안 받거나 연락처를 안 남겨두는 경우도 있어 작업이 늦어질 때도 있다”고 전했다.

관할 자치단체인 사상구가 상시적으로 단속을 벌이지만 불법주차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사상구는 지난 7월 부산도서관 인근에서만 92건의 불법 주차를 단속했다. 특히 평일(21건)과 비교해 주말 단속 건수가 71건으로 3배 이상 많다. 지난달에도 주말에만 27건을 단속했다.

이 때문에 주민은 도서관 주차장 증설을 요구하고 있다. 구는 올해 균형발전특별회계로 지하주차장 증설 예산 24억 원을 신청했다. 이달 심사를 통과해 오는 12월 국회에서 최종 결정되면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 사상구 관계자는 “신청한 예산 규모를 그대로 받을 수 있다면 내년 실시설계를 거쳐 빠르게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준공까지는 빨라야 2년이 걸릴 예정이다.

부산도서관 관계자는 “도시철도 2호선 덕포역과 가깝고 버스정류장도 멀지 않다. 주차장 증설이 완료될 때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편하게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