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가 조국 전 장관의 딸 조민 씨의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취소를 발표(국제신문 지난달 25일 자 1·4면 보도)하는 과정에서 전적 학교의 대학 성적을 잘못 발표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 씨의 입학 취소 결정을 놓고 교내에 찬반 현수막이 게재됐는데, 학교 측이 조 씨에게 불리한 내용의 현수막에 대해서만 철거를 요청해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부산대는 “입학 취소 발표 당시 박홍원 교육부총장이 ‘조 씨의 학부 성적은 3등’이라고 언급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 부총장은 지난달 24일 기자회견에서 “(조 씨의) 전적 대학 성적이 3위, 공인 영어 성적이 4위였다. 허위 스펙보다는 전적 학교의 대학 성적과 공인 영어 성적이 (합격을) 크게 좌우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산대는 뒤늦게 해당 성적이 잘못 발표됐다고 정정했다. 부산대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조 씨의 성적이 24위라고 기재된 자료를 제출했고, 이 내용은 조 씨의 어머니 동양대 정경심 교수의 1심 판결문에도 실렸다. 다만 입학전형공정관리위원회가 제출한 보고서에 조 씨의 성적이 3등으로 기재됐는데, 해당 보고서에 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보여 확인 절차를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내 현수막 부착 문제를 놓고도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대 재학생이자 신(新)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부산대지부 소속인 권현빈 씨는 최근 조 전 장관을 비판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본관 근처 울타리에 게시했다. ‘최종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라는 주장은 시민 입을 묶어놓고 국가기관이 진실을 농단하려는 수작’이라는 내용으로, 과거 조 전 장관이 SNS에 올렸던 글을 모아 작성한 현수막이다.

현수막 하단엔 권 씨 실명과 소속 학과 등이 기재됐다. 권 씨는 “부착한 지 얼마 안 돼 대학본부에서 무허가 게시물이라며 철거하라는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입학 취소를 환영하는 의사를 나타내려고 한 것”이라며 “학교 측 요청에 따라 처음 부착한 현수막은 뗐다. 다만 입학 취소 결정을 유지해야 한다는 현수막을 전날(31일) 새롭게 붙였다”고 밝혔다.

그런데 부산대 민주동문회가 지난달 24일 본관 인근에 부착한 ‘무허가’ 현수막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재가 없었다. 현수막엔 ‘조민 씨에 대한 입학 취소 결정을 철회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부산대는 “재학생 게시물과 외부단체 게시물을 관리하는 부서가 다르다”며 “권 씨 현수막은 민원이 있어 바로 대응했다. 다만 민주동문회 현수막은 게시물 담당자가 재택 근무로 부착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조처를 논의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