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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도우미 로봇, 메타버스 여행…노인 돌봄문제 발상 바꾸자

부산 초고령화사회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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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이 20%
- ‘노인 = 부양’ 인식의 전환 시급

- ‘신 노년’ 왕성한 활동과 소비력
- 실버산업 블루오션으로 급부상
- 치매예방 AI 등 헬스케어 주목

- 일각선 “정년 연장도 논의하자”
- ‘청년과 공생형 홈셰어’ 제안도

‘고령화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부산은 9월에 전국 특별·광역시 가운데 처음으로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이 20% 이상에 해당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보면 7월 말 기준 부산시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66만8806명으로 전체(336만1781명)의 19.89%를 차지했다.

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 노인 빈곤과 소외, 복지 예산 증가, 지방소멸 같은 부작용이 적지 않다. 고령화를 피할 수 없다면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노인을 우리 사회가 부양해야 할 짐으로 여기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면 노인의 지혜는 사회적 자본이 될 수 있다. 또 늘어나는 노인을 겨냥한 실버산업 및 시장은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존 노인에 비해 경제적 독립이 가능하고 자식이나 손주가 아니라 자신의 노후와 자기 계발을 위해 돈을 쓰는 신 노년층인 이른바 ‘슈퍼 시니어’가 늘고 있다. 초고령사회에 걸맞은 시스템을 구축하고 인구 구조의 불균형을 개선하려고 고민한다면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얘기다.

■데모테크(DemoTech)

   
일본의 할머니가 바다표범 모양의 심리치료 로봇 ‘파로’를 끌어안고 입맞춤을 하고 있다. 이 로봇은 파로라는 이름을 부르면 눈을 깜빡이며 반응하는 등 노인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역할을 한다. 일본산업기술총합연구소 홈페이지(www.aist.go.jp)
기술은 사회 변화와 맞아떨어질 때 효과가 극대화된다. 고령화 같은 인구 변화가 기술 혁신을 만나 형성되는 메가 트렌드를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김경록 대표는 ‘데모테크(DemoTech)’라고 정의한다. 인구 변화(Demography)는 시장의 수요를, 기술(Technology)은 공급 변화를 의미한다. 김 대표는 최근 발간한 ‘데모테크가 온다’에서 “거대한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곳에 큰 어장이 형성되듯이 바이오, 헬스케어, 로봇에 대한 고령층의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대표는 ▷바이오테크 ▷디지털 헬스케어(개인 맞춤형 건강 관리, 원격의료) ▷안티에이징 뷰티산업 ▷메타버스(현실 같은 사회활동이 이루어지는 가상세계) ▷실버용 로봇 ▷클라우드 컴퓨팅 등 6개 분야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아버님 댁에 로봇 놔드려야겠어요”

노인 문제의 핵심은 돌봄에 맞춰진다. 누가 돌볼 것인가, 그 비용은 누가 낼 것인가…. 전통으로 가족 몫이었던 돌봄이 핵가족화로 말미암아 요양병원·요양원의 간호사, 요양보호사, 간병인에게 넘어가면서 노인을 돕는 실버용 도우미 로봇이 조명받고 있다. 로봇에 의한 돌봄 인력 대체는 현실적 대안으로 꼽힌다. 환자를 들어 올리는 간단한 기능에서부터 처방된 약을 나눠주거나 환자에게 레크리에이션을 제공하거나 대화가 가능하고 심리적 안정을 주는 로봇도 있다. 동아대병원은 치매 예방용 로봇 ‘실벗’을 활용하고 있다. 일본에서 치매 환자를 치료하는 목적으로 개발된 로봇 ‘파로’(Paro)는 우울증, 인지장애, 발달장애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2017년 영국 브라이턴대학에서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파로가 불안과 기억상실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 확인됐고 2018년에는 미국 의료보험 ‘메디케어’ 적용 대상이 됐다. 머지않아 한때 유행했던 보일러 광고 문구처럼 “여보, 부모님 댁에 로봇 놓아드려야겠어요”라는 광고가 등장할지 모른다.

▶거동 불편해도 메타버스 세계여행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은 고령자에게 매력적인 공간이다. 거동이 불편해도, 코로나19가 창궐해도 가상현실 속에서 국내외 어느 곳이든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 일본 기업 모구라VR은 가상현실을 활용해 해외여행 체험 서비스 ‘퍼스트 에어라인’을 제공하고 있다.
   
■정년 연장…사회적 합의가 관건

고령화가 심해져 실제 노동하고 소비하고 투자하는 인구가 국민 전체의 절반 아래로 내려가면 저성장의 악순환에 빠질 수밖에 없다. 서울대 인구학교실은 내국인 기준으로 25~59세 소위 ‘일하는 인구’가 2500만 명 밑으로 내려가게 되는 해가 2027년이고, 2028년이 되면 ‘일하는 인구’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2031년이 되면 2021년 대비 ‘일하는 인구’가 315만 명 정도 줄어든다. 향후 10년간 ‘일하는 인구’로만 보면 부산시 규모의 도시 하나가 사라지는 셈이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조영태 교수는 최근 펴낸 ‘인구 미래 공존’이라는 저서에서 2030년 이후 예상되는 ‘생산인구절벽’을 막기 위해 정년 연장을 조심스럽게 제안한다. 준비 기간을 거쳐 2027년부터 정년을 현행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한다면 2031년 414만 명이 노동시장에서 더 활동할 수 있다고. 조교수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현행 제도와 구조를 그대로 둔 채 외국인이나 동포들의 이주로 2030년의 인구절벽을 막기보다 우선 내국인을 대상으로 노동시장 구조를 바꾸어 인구절벽 시작 시점을 2040년 뒤로 미루고, 그사이에 외국인의 이주나 또 다른 대안을 준비하는 것이 현실적인 공존전략이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정년 연장 카드는 가뜩이나 심각한 취업난을 겪는 청년 일자리를 뺏을 거라는 우려가 많아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는 것이 전제 조건으로 꼽힌다.

■노인과 청년 함께 살기

세금으로 노인을 부양하는 비용을 조달하는 것은 역부족이다. 고령화의 난제를 풀려면 다양한 상상과 연대, 실험이 절실하다. 영국은 고령층과 젊은 층을 연결해 노인은 방을 내주고 젊은이는 노인의 삶을 도와주게 하는 ‘홈셰어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노인의 외로움을 덜어주는 동시에 젊은이의 경제적 어려움도 줄여준다. 세대 갈등 해소 역할도 한다. 영국 런던에 사는 95세 플로렌스 할머니와 27세 알렉산드라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68세의 나이 차이를 뛰어넘어 하우스메이트가 됐다는 사연이 홈페이지(//homeshareuk.org)에 소개돼 있다. 일본 ㈔셰어하우스협회는 2014년 다세대 공생형 셰어하우스를 개소했다.

노인끼리 모여 살며 외로움에 대처하는 코하우징 유형도 있다. 각자의 침실과 주거 공간이 있지만 공동의 공간을 두고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형태다. 덴마크 ‘미드고즈그루펜’, 스웨덴의 ‘페르드크네펜’이 대표적이다.

오상준 편집국장 letitbe@kookje.co.kr

◇ 신 노년(슈퍼시니어)의 특징 변화

구분

기존 노년(시니어) 

신 노년(슈퍼 시니어)

세대 특성 

수동적, 보수적, 동질적 

적극적, 다양성, 미래 지향적

경제력 

의존적이며 경제력 보유층 적음

독립적이며 경제력 보유층 많음

노년의식 

인생의 황혼기 

새로운 인생의 시작

가치관 

본인을 노년층으로 인식

실제 나이보다 5~10년 젊다고 생각

소비관 

검소함 

합리적인 소비 생활

취미활동 

취미 없음, 동일 세대 간 교류 

다양한 취미, 다른 세대 간 교류

레저관 

일 중심, 여가 활용에 미숙 

여가에 가치를 두며 생활

여행 

단체여행 선호, 효도여행 중심

여유 있는 부부여행, 자유 여행

노후 준비

자녀세대에 의존 

스스로 노후 준비

보유 자산 

자녀에게 상속 

자신의 노후 준비를 위해 사용

※자료 : 김정근, 기업, 고령사회 진입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 Senior Shift & Silver Innov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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