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 청약 공급분에 대해 시행사가 입주민을 상대로 계약 취소를 진행해 선의의 피해자 논란을 낳은 부산 해운대 마린자이 사태(국제신문 지난해 12월 15일 자 6면 등 보도)가 결국 법정에서 소유권 여부를 가리게 됐다. 선의의 피해자 구제를 위한 주택법 개정이 다음 달 시행을 앞둔 상황에서 양측이 각각 국내 2, 3위 로펌을 선임해 법정 공방을 벌인다.
22일 법조계와 마린자이 비상대책위원회의 말을 종합하면 시행사인 A사가 입주민 41세대를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말소 소송 5건에 대한 첫 번째 공판이 오는 다음 달 9일 부산지법 동부지원에서 열린다.
국회와 국토부, 관할 지자체는 41세대가 선의의 피해자로 확인됐다며 계약을 취소하지 말 것을 시행사 측에 요청했다. 그러나 시행사는 ‘불법 청약으로 인한 공급 질서 교란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취소가 불가피하다’며 이를 거부해왔다.
하지만 최근 검·경 수사 결과 시행사 또한 미분양 3세대에 대해 임의로 부정 공급한 사실이 확인돼 약식기소 처분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선의의 피해자 구제 여론과 당사자 반발이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이번 소송은 입주민이 아파트 소유권 지위를 계속 가질 수 있는지를 판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선의의 피해자임이 소명된 경우에는 이미 체결된 주택 공급 계약을 취소해선 안 된다’는 규정을 담아 발의한 주택법 개정안이 지난 2월 통과돼 다음 달 시행을 앞둔 상황에서 열리는 재판인 만큼 부정청약 선의의 피해자를 다룬 마지막 사건이 될 것으로 법조계는 보고 있다.
양측은 이미 국내 2, 3위 로펌인 태평양과 광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며 치열한 공방을 예고했다. 이번 소송에서 시행사가 승소하면 입주민은 소유권을 상실해 살던 집에서 나가야 한다. 반대로 입주민이 승소할 땐 그대로 소유권을 유지하게 된다.
쟁점은 법원이 선의의 피해자 보호를 인정하느냐 여부다. 2006년 대법원은 ‘주택법에 명시적인 제3자 보호 규정이 없으므로 부정 청약 분양권 취소 사건에서 선의의 매수인을 보호할 수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하지만 선의의 피해자 보호를 위한 법 개정이 이뤄진 만큼 다른 판결이 날 수도 있을 것으로 법조계는 전망한다.
법무법인 한유 문성준 변호사는 “마린자이 건은 이미 입주해 살고 있는 상태에서 계약 취소 위기에 놓여 앞전 사례와는 다르다”며 “신설된 주택법은 국가가 공익을 핑계로 국민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해선 안 된다는 헌법 규정을 재확인한 것으로 선의의 제3자 보호라는 시대적 흐름을 대법원이 수용한다면 판례 변경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