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와 국내 시민단체가 낸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허가 소송이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특별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지난 4월 29일 그린피스 등이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상대로 낸 신고리 5·6호기 원전 건설허가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심리불속행 기각하고 원고 패소로 판결한 2심을 확정했다. 심리불속행은 형사 사건을 제외한 소송에서 상고심 요건을 갖췄는지를 따져 본안 심리 없이 재판을 종결하는 제도다.

대법원은 원안위의 건설허가 처분 과정에 절차상 위법한 부분이 있지만 처분이 취소되면 공공복리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본 2심 판결을 그대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처분의 위법 사유와 성격, 발생 경위, 해소 또는 보완 가능성, 처분 취소로 예상되는 결과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면 처분을 취소할 필요성은 작지만, 처분 취소로 발생하는 공공복리에 반하는 결과는 상대적으로 중하다”고 설명했다.

그린피스와 시민단체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시민운동’은 2016년 9월 처음 소송을 냈다. 공사 부지는 과거 강한 지진이 발생한 이력이 있는데도 원안위가 적합한 단층조사를 하지 않는 등 위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건설허가를 내줬다는 이유다. 그러나 1, 2심 모두 그린피스 등이 제기한 문제만으로는 건설 허가 처분을 취소할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이 내렸다.

2016년 6월 건설 허가가 난 신고리 5·6호기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2017년 7월 공론화를 위해 공사가 중단됐다. 이후 그 해 10월 공론화위원회가 건설 재개를 권고하면서 공사가 다시 진행됐다. 올해 3월이던 신고리 5호기의 준공 시기는 2023년 3월, 신고리 6호기는 2022년 3월에서 2024년 6월로 미뤄졌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