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면이 검출된 부산의 한 어린이집의 석면 철거 공사가 추가경정예산 미확보로 무기한 연기됐다. 기초의회 의원들의 당파 싸움에 추경 예산이 불발되면서 애먼 아이들 피해만 이어지고 있다.
부산 남구는 대연동의 한 국공립어린이집 석면 철거 공사가 잠정 연기됐다고 30일 밝혔다. 이곳은 당초 올해 2차 추경안에 반영된 예산(4000만 원)으로 지난 26일부터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21일 열린 남구의회 본회의가 산회된 뒤 23일과 27일에도 잇따라 개최가 무산되면서 결국 2차 추경안은 본회의 표결조차 진행되지 못한 채 불발됐다. 당시 남구의회는 남구시설공단 설립 예산을 두고 여야 의원 간 팽팽히 맞서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모두 불참하면서 정족수 미달로 산회(국제신문 지난 29일 자 8면 보도)됐다.
이 어린이집은 지난 3월 석면 면적 조사를 벌여 보육실과 복도 등 231.35㎡ 규모의 천장에 석면이 덮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남구는 공사 기간 동안 원아들을 인근 아파트 유휴 보육 시설과 게스트하우스로 전원시킨다는 계획까지 세워놓았다. 옮겨 갈 아파트 쪽과 월 220만 원에 한 달 임차 계약을 맺고 지난 12일부터는 영아반 원우를 우선 전원 조치했다. 남은 원우들은 공사가 시작되면 옮겨갈 계획이었으나 이번에 추경이 무산되면서 다음 의회 회기에서 추경안이 통과될 때까지 현 어린이집에 남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계획 차질로 임차 계약을 연장해야 하면서 쓰지 않아도 될 구비까지 추가로 투입됐다.
학부모들은 반발한다. 공사기간에 맞춰 어린이집 방학을 잡아놨던데다 지난 26일(월)로 공사가 예정됐음에도 23일(금) 오후 5시30분이 넘어서야 석면 공사가 무산됐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기 때문이다. 공사가 예정대로 되는 줄 알았던 학부모들은 어린이집 방학에 맞춰 휴가를 쓰거나 방학 기간 도시락 수급 등 보육 관련 문제를 논의해왔다가 갑작스러운 통보에 혼란을 겪었다.
이번 추경 무산으로 가장 피해를 본 것은 아이들이다. 8월 휴가철 영향으로 다음 회기가 9월로 예상되는 만큼 결국 두 달 더 아이들이 석면에 노출된 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학부모 A 씨는 “본회의가 27일로 재차 연기돼 공사가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할 것을 남구가 알고 있었음에도 학부모는 23일 오후 늦게 남구에 직접 묻고서야 연기 사실을 알 수 있었다”며 “결국 피해자는 아이들인데 의회와 남구 모두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구 관계자는 “의회에서 추경안이 통과되기 전까지는 공사 여부를 우리도 알 수 없다”며 “의회에서 추경이 무산돼 공사를 연기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이슈] 배재고 지역 비하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