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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의 화장실’ 산폐장 포화에…불법매립 유혹도 커진다

부산 산업폐기물 양 年 46만t…지역 업체 2년 뒤면 처리 불가

  •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  |   입력 : 2021-07-29 22:07:33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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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 등 외지 보내면 비용 3배
- 파밭 3000t 불법 투기 등 극심

- 타지역 반입 제한 입법 예고에
- 매립장 추가 신설 불가피 해져
- 기장에 추진… 주민 설득 숙제

‘산업의 화장실’인 산업폐기물(산폐물) 매립장이 부족해 추가 증설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산업 활동의 부산물인 산폐물을 처리하는 매립장이 모자라 불법 매립의 유혹도 커지면서 환경 훼손은 물론 시민의 안전까지 위협할 우려도 크다. 부산지역 산폐물 매립장 용량이 목까지 차오른 상황이지만 추가 증설은 주민 반발과 그에 따른 부산시의 인허가 지연으로 공회전을 하고 있다.
부산 기장군 산업폐기물 매립장 반대대책위원회가 지난달 부산시청 앞에서 산폐장 신설을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반대대책위 제공
■“화장실 없으면 노상방뇨할 수 밖에”

29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에서 발생하는 산폐물 양은 2012년 53만382t, 2015년 52만7425t, 2018년 32만32t으로 평균 약 46만t에 달한다. 하지만 현재 부산에서 산폐물을 처리하는 곳은 강서구에 위치한 부산그린파워 한 곳뿐이다. 이곳의 매립 종료기간은 2025년까지로 향후 매립할 수 있는 양은 약 100만t밖에 남지 않았다. 산술적으로 2년 뒤면 부산지역에 산폐물을 처리할 수 있는 곳은 없다.

그나마도 부산그린파워에서 처리하는 산폐물 양은 부산에서 발생하는 전체 물량의 25%에 불과하다. 잔여 매립량이 제한적인 데다 업체도 이 한 곳뿐이라 단가가 높은 산폐물 위주로 선별해 받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 때문에 부산지역에서 나오는 산폐물의 상당수는 창원이나 논산, 사천 등으로 보내지는 실정이다. 자연히 처리 비용도 급증했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3년 전 t당 약 13만 원이었던 것이 지금은 t당 40만 원에 육박한다”며 “부산 외곽으로 보내면 추가 운송비까지 더해지니 부담이 더 크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이 각 시·도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관외로 반입하는 것을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을 대표 발의해 입법 예고에 들어갔다. 법안이 시행될 경우 부산에서 나온 폐기물은 지역 내에서 처리해야 해 산폐물 처리장 신설이 더 급해졌다.

산폐물 처리 용량 부족에다 비용까지 급증하면서 농지나 야산 등의 불법 투기유혹은 더 커졌다. 최근에는 파밭 농지에 약 3000t의 산폐물을 몰래 매립해 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해 4월에는 사하구 한 우체국 신축 공사 현장에서 약 8만t의 폐기물이 발견됐으며, 2019년에는 부산 남구 대연동 자연녹지 지역에 한 업체가 무단으로 산업폐기물을 버렸다가 적발되는 등 지역 곳곳이 불법 폐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람(산업체)은 많은데 화장실(산폐물 매립장)은 하나 뿐이다. 게다가 화장실 용량이 거의 찼다. 노상방뇨(불법 투기) 유혹이 커질 수 밖에 없지 않겠나”고 말했다.

■산폐물 매립장, 주민 반발에 발 묶여

부산 강서구 녹산동의 한 파밭에 불법 매립된 폐주물사 적발 현장. 부산경찰청 제공
현재 부산에서는 기장군 장안읍 명례리 일대에 약 5만 평 규모의 산폐물 매립장 신설이 추진되고 있다. 시에 사업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하지만 주민 반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기장군은 오규석 군수와 군민 등이 여러 차례 집회를 열며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기장군에는 산폐물 처리장 신설 외에도 정관읍에 위치한 한 의료폐기물 업체가 소각량을 5배 증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 이와 맞물려 반발이 증폭되고 있다.

하지만 산폐물 매립 용량이 끝을 보이고 있는 만큼 추가 신설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부산자원순환협동조합 조정환 상근부회장은 “산폐물 매립장 사업이 인허가를 거쳐 준공되기까지 최소 5년은 걸린다”며 “지금이라도 절차가 진척되지 않으면 자칫 폐기물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 정치인과 단체장들은 표심을 따져 주민 눈치를 볼 일이 아니라 적극 행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는 산폐물 매립장 신설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주민 반발을 의식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더 이상 산폐물 처리장 신설에 손 놓을 수는 없는 만큼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설계 단계에서부터 환경 우려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관여할 것”이라며 “신설로 인한 고용 창출과 피해 주민에 대한 이익 배분 등 지역과 상생하는 모델이 돼야 한다. 사업자와 주민이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협상 테이블을 만드는 등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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