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지역 요충지에 계획된 대형 상업시설 건립이 착공 단계에서 철회되거나 보류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경기 침체와 상업시설 과잉에 따른 지역의 부정적 여론이 반영된 탓이다. 하지만 도시계획시설 결정이 난 상업시설 건립을 철회하는 것은 이례적이어서 주목된다.

　양산시는 북정동 237 일대 일반공업지역 내 3만2775㎡에 대한 유통업무설비 도시계획시설 결정 폐지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앞서 민간사업자는 2019년 10월 이곳에 복합쇼핑몰과 물류터미널을 조성하기로 하고 도시계획시설 변경 결정을 받아 착공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유통업이 위축되고 미보상 토지에 대한 강제수용이 진척되지 않는 등 여러 문제로 사업을 포기했다.

　사업지 일대는 인근에 경부고속도로 양산IC가 있는 데다 2024년 초 개통하는 부산 노포~양산 북정 간 부산도시철도 1호선 종점역인 북정역 및 복합환승센터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요충지로 꼽힌다. 그런데도 힘들게 받은 상업시설에 대한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폐지해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우리마트도 양산시 동면 금산리 양산시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인근 시장 부지(3만3175㎡)에 건립하기로 한 대형 복합쇼핑몰 건립 계획을 보류했다. 우리마트는 주변 여론을 충분히 수렴해 차후 구체적인 건립 계획을 밝힐 계획이다. 우리마트 측도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와 상업시설 과다 공급에 따른 지역 소상공인의 민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

　상가 공급 과잉과 관련해 집단 민원을 제기해온 지역 소상공인들은 대형 상업시설 건립이 주춤하는 데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양산 물금신도시 내 증산상업지역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영문(56) 씨는 “634개의 점포가 입점한 대형 쇼핑몰인 라피에스타는 개장한 지 2년이 가까운데도 점포 상당수가 텅 비어 있는 등 증산상업지의 상권 침체가 심각하다. 양산시를 비롯해 지역에서 늦게나마 상권 과잉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한 건 다행이다. 시가 상가 과잉에 따른 근본 대책을 조속히 세워달라”고 촉구했다. 김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