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16년 미분양분 3세대 두고
- 공개 추첨 안 지켜 검찰에 덜미
- 주택법 위반으로 직원 등 기소
부산 해운대구 ‘마린자이 사태’(국제신문 지난해 12월 15일 자 6면 등 보도)를 촉발한 시행사 측이 미분양 물건을 임의로 공급했다가 수사기관에 적발됐다. 선의의 피해자에 대한 계약을 취소하며 주택공급 질서를 명분으로 내걸었던 시행사 측이 되레 부정한 짓을 저지른 사실이 확인되면서 입주민 반발이 거세다.
11일 수사기관에 따르면 부산지검은 최근 마린자이 아파트 미분양 3세대를 임의로 공급한 혐의(주택법 위반)로 시행사와 직원에게 약식기소 처분(벌금 1000만 원)을 내렸다. 시행사는 2016년 발생한 미분양 18세대 중 15세대만 추첨을 진행하고 나머지 3세대는 따로 공급한 혐의로 기소됐다. 규정상 미분양 물건이 발생하면 예비 입주자에게 알린 뒤 추첨을 통해 동·호수를 배정해 공급해야 한다. 만약 그 이후에도 예비 입주자가 없을 땐 사업 주체가 공모를 통해 따로 공급할 수 있다. 시행사 측은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지난 3월 관련 의혹을 제기했을 당시 “논란이 된 3세대는 분양 당시 적용되던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의거해 예비당첨자에게까지 순차적으로 공급한 뒤 남은 세대로 적법하게 이뤄졌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경찰은 지난 3월 국토부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은 뒤 당시 미분양에 관계됐던 이들에 대한 조사를 거쳐 임의 분양이 이뤄진 부분을 확인해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경찰은 3세대 중 1세대가 국세청 직원에게 공급된 사실에 대해서도 조사했으나 수뢰 혐의로 볼 만한 정황을 입증하기 어려워 불기소 처분했다.
시행사는 마린자이 아파트 분양 과정에서 발생한 부정 청약 당첨에 대해 실거주 중인 40세대를 상대로 계약을 취소해 이른바 ‘마린자이 사태’가 불거졌다. 현재 선의의 피해자들은 소유권 반환 소송을 진행 중이다.
시행사는 국토부와 해운대구, 국회의원 등이 선의의 피해자가 확인된 만큼 이들에 대한 계약 취소를 말아줄 것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입장문을 통해 “주택법 취지는 불법청약으로 인한 공급질서 교란 행위를 근절하는 것”이라며 “마린자이는 불법청약 세대가 많아 주택공급 거래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계약 취소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수사기관 조사를 통해 시행사 역시 주택법 위반으로 기소되면서 선의의 피해자들은 반발한다. 마린자이 비대위 관계자는 “부정을 저지른 시행사가 되레 부정을 바로잡겠다며 소송을 강행했다”며 “시행사는 지금이라도 계약 유지를 통해 선의의 피해자를 구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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