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평가 수업의 학점 비율 조정을 추진 중인 부산대(국제신문 지난달 27일 자 3면 보도)의 학생들이 대체로 ‘절대평가보단 상대평가를 중심으로 하는 대신 A 학점을 받을 수 있는 학생의 비율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부산대 총학생회는 현행 성적평가제도 개선 의견수렴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달 29일~지난 1일 재학생 46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현행 성적평가제도 적절하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327명(71.3%)가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타 대학과의 경쟁력 저하로 인한 손해’가 147명(31.7%)으로 가장 많았다. 성적을 받기 어려워 대외활동이나 취업에 불리해진다는 것이다.

성적 평가제도 개선방안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218명(47%)이 ‘A 학점 비율을 확대해야 한다’고 답했다. 다른 대학과의 형평성을 맞출 필요성과 취업 등에 유리하다는 점이 그 이유로 꼽혔다. 이외 개선 방안으로는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87명(18.7%)으로 뒤를 이었다.

총학생회는 지난 2일 담당부처인 교육혁신처에 설문 결과를 전달해 조정 과정에 참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태경 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은 대체로 A 학점 비율이 제한돼있다는 점, 의무적으로 C 학점을 받는 비율이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학점 인플레이션이 유발되지 않는 선에서 다른 대학의 추세 등에 맞춰 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산대의 현행 학점 평가방식은 A 학점(A+, A0) 30%·B 학점 40%·나머지 30%로 구성된다. 지역의 국·공립대의 평가방식도 대체로 이와 유사하다. 다만 경성대 신라대 등 일부 사립대는 전면적으로 절대평가를 도입했다.

학교는 학점 평가방식을 A 학점 40% 이하·B 학점 40% 이하·나머지 30% 이하로 조정할 계획이다. 초과하는 10%는 교수의 재량에 맡긴다. 상황에 따라 A 학점을 받는 학생이 더 많아지거나 반대로 적어질 수도 있다는 말이다.

양임정 교육혁신처장은 “현 계획안에서는 B 학점과 A 학점 경계에 있는 학생들이 교수의 판단에 따라 점수를 유동적으로 받게 된다. 단순히 A 학점 비율을 늘리면 기업체가 학생을 평가할 때 신뢰도 문제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신심범 기자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