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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문화분권 외면…부산시, 세계적 미술관 분관 독자 추진

‘이건희 미술관’ 후보지 지역 패싱

  •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
  •  |   입력 : 2021-07-07 22:20:15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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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 출신 미술가 등 통해 협의 진행
- 佛 퐁피두 센터 피카소 등 12만 점 소장
- 英 테이트 모던은 세계 최고 현대미술관

- 부산 시립·현대미술관 시설 업그레이드
- 이건희 컬렉션 지방순회 전시에 활용

문화체육관광부가 ‘이건희 미술관’ 후보지를 서울 시내 2곳으로 결정하면서 세계적인 미술관을 유치하려는 부산시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하지만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건희 미술관 유치 실패와는 관계 없이 세계적인 미술관 유치 작업은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가 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을 위한 기본원칙 및 활용 기본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추진위원회가 7일 경남 창원시청 앞에서 이건희 기증관 서울 건립 결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박 시장은 세계적인 미술관 유치와 기존 공립미술관을 리노베이션의 투 트랙 전략을 가동해 국제관광도시 부산의 위상에 맞는 시립미술관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미술관 유치는 이건희 미술관 부산 유치를 선언하기 이전인 후보 시절 공약으로 내걸었던 사항이다. 1단계 북항재개발 구역 내 3만 ㎡ 부지에 지하1층, 지상5층 규모의 세계적인 미술관을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사업비는 약 1500억 원으로 부지 비용을 포함하면 1812억 원 규모다. 전시실 자료실 수장고 강당 교육실 야외공원 등을 마련해 오페라하우스와 연계한 세계적인 문화관광명소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애초 계획대로 이건희 미술관이 유치됐더라면 근현대 미술작품을 전시하는 한편 세계적인 미술관의 작품과 국내 작가의 작품 등을 통해 다양한 컬렉션을 개최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박 시장은 현재 세계적인 미술관 유치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인 출신의 미술가 등 세계적인 미술관과 네트워크가 형성된 인맥을 통한 초기 의사 타진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지만 프랑스 퐁피두 센터,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 미국인으로 세계적인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는 주세페 판자 등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은 “세계적인 미술관 유치는 건물만 짓는다고 되는 게 아니다. 이건희 미술관도 같은 콘셉트인데 좋은 콘텐츠를 갖고 있는 세계적인 미술관의 아시아 분관을 유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군데와 접촉을 하고 있고 긍정적인 시그널이 있다.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퐁피두 센터는 1969년 조르주 퐁피두 대통령이 근현대미술관과 공공도서관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설립을 추진했으며 1977년 개관했다. 연면적 10만3305㎡ 규모로 여기에 마련된 국립근대미술관은 74개 전시실을 갖추고 앙리 마티스, 파블로 피카소, 바실리 칸딘스키, 마르셀 뒤샹 그림을 비롯해 6000명 이상 예술가들의 12만 점에 달하는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2000년 개관한 영국 런던 템즈강변의 뱅크사이드 발전소를 리모델링해 들어선 테이트 모던은 세계 최고의 현대미술관으로 각광받고 있는 곳이다. 연간 관람객이 600만 명에 이를 정도로 사랑받고 있다. 2016년 10층짜리 신관을 개관하며 전시 공간을 확장하기도 했다. 현재 본관과 신관에서 190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현대미술품을 전시하며 백남준을 포함한 한국 작가들의 작품도 전시 중이다.

다른 한 축은 부산의 공립미술관 수준을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이다. 시립미술관 현대미술관 이우환공간 등이 대상이다. 시립미술관은 2023년 3월 착공해 2024년 4월 재개장을 목표로 26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번 추가경정예산에 설계비로 13억 원이 반영됐으며, 항온항습시스템 구축, 수장고 증축, 서비스존 확대 등으로 전시공간 개선 및 쾌적한 관람환경 조성 등을 위해 2022년과 2023년에 각각 123억5000만 원을 투입한다. 현재는 재정투자 재심사, 공유재산심의회 등 사전 행정절차를 이행하고 있다. 현대미술관은 내년 본예산 편성에 야외·특별전(10억 원), 소장품 구입(20억 원) 등을 반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립미술관은 BTS의 성지순례 코스로 알려진 이우환공간 활성화 계획도 마련하고 있다.

박 시장은 최악의 경우 서울에 이건희 미술관이 건립되더라도 지방 순회 전시를 한다는 계획도 활용할 방침이다. 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이건희 미술관 작품을 분류한 뒤 국립미술관 전시 뒤 지역에 순회 전시를 하려면 최소 2023년은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시립미술관 현대미술관 시립박물관 등을 무대로 활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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