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초등학교와 인근 주민이 35년간 써온 교내 통행로 폐쇄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학교 측은 코로나19 예방 등 학생 안전을, 주민은 생활 불편을 이유로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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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남초 후문에 통행로 폐쇄 관련 안내 플래카드가 붙은 모습. 배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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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구 구포동에 있는 구남초는 주민에게 개방했던 후문부터 정문까지 약 70m의 통행로를 오는 19일부터 폐쇄한다고 5일 밝혔다. 학교 측은 지난 5월 24일부터 오는 18일까지 홍보 기간을 거쳐 이후에는 통행로를 개방하지 않을 계획이다.
이 통행로는 1985년 구남초 설립으로 마을 통행로가 사라지자 학교와 주민 간 상호 협의로 개방해왔다. 당시 대체 통행로 또는 우회로를 개설해야 했지만, 추가 공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학교 측은 교내를 24시간 개방하면서 학생 안전이 위협받고, 최근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따른 예방 차원에서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라는 교육부 지침이 내려와 폐쇄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또이달부터 통행로와 맞닿은 급식실을 현대화하고 병설 유치원 신설 공사도 시작한다. 공사 현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학생과 주민 모두 출입하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다.
학교 관계자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 88%가 ‘학교 통학로 주민 이용 중지’에 찬성했다. 학생들의 안전과 공사 기간 사고 위험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결정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주민은 교내를 통과하지 않으면 통행에 불편이 크다고 호소한다. 현재 교내 통행로를 이용하면 구남초 정문에서 도시철도 2호선 구남역까지 도보로 약 400m, 6분이 소요된다. 학교를 통하지 않으면 아파트 단지를 둘러가 오르막으로 된 골목길을 거쳐야 해 2배 이상인 약 800m, 15분이 소요된다.
주민은 학교 후문 인근에 거주하는 약 1500세대 중 절반 이상이 노년층이고, 구남초 출신 중·고·대학생도 상당수로 교내 통학로를 폐쇄하면 일상생활에 피해가 크다고 주장한다. 주민은 북구와 지역 국회의원 사무실 등에 청원서를 제출하고 집단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손성환 대성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은 “지역 주민 대부분 구남초 학부모거나 학교 출신으로 학생들을 지키는데 앞장서 왔는데,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출·퇴근 시간만이라도 통행로를 개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