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공 위한 인프라 지원 절실

진주시 문산읍 실크전문단지에 있는 순실크 박태현(53·사진) 대표는 시대 변화에 발맞춰 다양한 시도를 한다. 원단 납품에서 한발 더 나아가 디자인팀을 만들고 봉제 시설 투자를 통해 완제품을 생산·판매하기 위해 제품 개발과 마케팅 분야에 구슬땀을 쏟는다. 전통적인 실크 원단을 바탕으로 맞춤 한복, 넥타이, 스카프 등 기존 제품을 비롯해 최근에는 무드등(登), 마스크, 실크 소재 가방, 반려견 수의복 등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고 있다.

박 대표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25년째 순실크를 경영하고 있다. 실크 업체들이 공동 출자해 만든 OBM 판매 법인체인 ㈜실키안 대표도 맡고 있다. 실키안은 실크 완제품을 제작해 판매하고 실크 산업을 대변하는 진주실크 공동 브랜드다.

그는 최근 목공예와 진주실크를 활용한 무드등 제작에 심혈을 기울인다. 나무로 다양한 등의 틀을 만든 후 실크로 외피를 제작하는 형태의 무드등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박 대표는 “진주는 실크에 못지않게 목공예도 유명하다. 안동 하면 하회탈이 생각나듯 진주 하면 촉석루가 연상될 수 있게 촉석루등을 만들면 진주를 대표하는 관광 상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부분의 기술자가 고령이라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실크 업계가 어려움을 겪는다. 원단 제작 기술은 뛰어나지만 가공(2, 3차)을 위한 인프라가 부족하다”며 실크 업계의 어려움을 대변했다. 박 대표는 “원단만 제작하는 업체는 살아남을 수 없다. 실크업체들이 가격 경쟁의 치킨게임이 되지 않게 새로운 마인드로 무장해 각각 독창적인 제품 개발에 나서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업체의 노력과 노력하는 업체에 대한 지자체의 전폭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