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고등어식품전략사업단
- 자체브랜드 ‘부산맛꼬’ 만들어
- 순살 고등어 간편식 수출 주력
- 김밥·햄버거 등 체인화도 꿈 꿔
# 대형선망수협
- 국내 최대 고등어 어획 생산업체
- 오메가3 들어간 스낵 ‘고짱구이’
- 최근 매운맛 개발해 동남아 공략
# 지역 맥주업체 쓰리몽키즈
- 짙은 흑맥주에 훈제고등어 첨가
- “주세법 문턱 넘고 대중화 도전”
부산 서구는 산과 바다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지역이다. 수산물의 어획과 유통 가공 판매에 이르는 제반 시스템이 갖춰진 수산물의 메카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처럼 타고난 지리적 조건에도 고등어 축제를 제외하면 관광객을 끌어들일 만한 특화상품은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아쉬움을 해결하기 위해 서구 앞바다에서 팔딱팔딱 뛰는 고등어를 테마로 킬러 콘텐츠를 꿈꾸는 이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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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호(왼쪽) 대형선망수협 상임이사, 공한수(중앙) 부산 서구청장, 이충근 부산고등어식품전략사업단 대표가 고등어 가공식품을 들어보이고 있다. 곽재훈기자 kwakjh@kookje.co.kr |
■간편식·김밥 만든 ‘부산고등어식품전략사업단’
부산고등어식품전략사업단 이충근 대표이사는 “고등어는 국민 생선으로 불릴 만큼 친숙한 생선이지만 고등어 관련 식품은 많지 않다. 간편하면서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식품을 개발하고 있는 만큼 고등어 식품의 대중화도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 마지막 해를 맞은 사업단은 2019년 자체 브랜드 ‘부산맛꼬’를 만든 데 이어 순살 고등어 필레 제품인 부산·맛고등어를 출시해 온라인 및 수출을 통한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부산·맛고등어는 고등어를 구울 때 생기는 연기나 비린내 때문에 고등어를 꺼리는 사람을 위해 만든 간편 가정식이다. 국내 최대 고등어 산지 위판장인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직송한 국내산 고등어를 사용해 신선도가 뛰어나 풍부한 맛과 영양이 살아있다. 이 대표는 “더 이상 비린내 맡으며 고등어를 구울 필요가 없다. 주택에서 아파트로 주거 생활이 바뀐 것처럼 고등어도 일일이 손질하던 시대를 지나 이제 익히기만 하면 고등어 본연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업단은 오는 10월 부산고등어축제 때 고등어 김밥을 내놓을 예정이다. 간편식 위주의 제품에서 벗어나 김밥과 햄버거 등 가공식품을 다변화해 소비자들이 손쉽게 고등어 제품을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부산하면 ‘고등어 김밥’을 떠올릴 수 있게 만들고 싶다. 조만간 고등어 김밥의 프랜차이즈화도 실현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공한수 서구청장은 현재 유명무실한 고갈비거리의 부활 등 고등어 산업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공 구청장은 “고등어 특화 거리 조성을 고민하겠다. 고등어를 지역전략식품산업으로 선정한 부산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되면 부산 고등어도 전국적으로 유명한 특화상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낵·어포 출시한 ‘대형선망수협’
대형선망수협은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생산되는 고등어의 90%가량을 어획할 만큼 국내 최대 연근해 어업 생산업체로 유명하다. 부산공동어시장에서는 전국 고등어 물량의 90% 이상 거래되고 있어 가히 고등어의 고장이라 불리어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국내산 어획량 및 소비량 감소와 함께 수입고등어 시장 확대 등 악재가 겹치며 고등어 소비 시장은 침체기를 맞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형선망수협은 2015년부터 레시피 개발에 나섰고 고등어를 통째로 갈아 만든 연육으로 고등어 너겟, 고등어 어묵, 고등어 스낵, 고갈비포 등을 선보였다.
고등어 스낵 ‘고짱꾸이’는 어포 제품으로 바삭한 식감과 비린내 없이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고등어의 유익한 성분인 오메가3 등이 다량 함유돼 아동 청소년 등의 건강 간식으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엔 매운맛도 개발해 오는 7월부터 생산에 들어간다. 그동안 동남아 현지에서 매운맛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끊이지 않자 제품에 적합한 ‘핵불닭 소스’를 개발해 냈고 다음 달 샘플을 보낸 후 수출에 들어갈 예정이다.
고갈비포는 국립수산과학원이 개발한 생선 비린내 제거기술을 적용해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식품이다. 수출효자상품인 국내산 김을 첨가했으며 간장 맛과 매운맛 등 2가지의 맛을 개발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대형선망수협 김영주 대리는 “오는 9월에는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지원을 받아 묵은지와 시래기 고사리 등을 접목한 고등어 밀키트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수출 경쟁력 확보는 물론 다양한 고등어 가공식품이 국내에서도 많이 확산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고등어 흑맥주 만든 ‘쓰리몽키즈’
2019년 국민 생선인 고등어를 테마로 한 국내 대표 수산물축제인 부산고등어축제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상품 중 하나는 바로 ‘고등어 맥주’다. 지역 수제 맥주 브루어리인 쓰리몽키즈가 (사)부산고등어식품전략사업단의 고등어 맥주 개발 제안을 받아들여 만든 고등어 맥주는 의외로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쓰리몽키즈 최영진 대표는 “여세를 몰아 부산국제수산엑스포에 시음용으로 출품했더니 해외 바이어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부산 시어’라는 이름으로 고등어 맥주 브랜드도 만들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당시 고등어 맥주를 개발하는 두 달 여 시간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개발 초기 비린내를 잡지 않고 오히려 비린내를 살려 맥주를 만들기 위해 고등어를 통째로 넣어보는 등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최 대표는 “표면발효에 의해 제조되는 영국식 짙은 맥주인 스타우트를 팔팔 끓인 다음 훈제고등어를 넣었더니 향이 괜찮았다. 비린내는 뽕나뭇과의 덩굴식물인 홉과 보리를 볶아서 나오는 카라멜 향으로 잡았다. 완성된 맥주를 잔에 따르면 맥주와 거품 사이에 고등어 기름이 옅게 생기는 데 이를 보면서 마시는 즐거움도 쏠쏠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식품의약안전처가 지정한 맥주 재료에 고등어가 빠져 있어 상품화로 이어지지 못했다. 현행 주세법상 맥아가 10% 이상 포함된 주류는 ‘맥주’로 분류되지만, 20% 이상의 과실이 들어간 주류는 ‘기타주류’로 분류한다. 현행법상 맥주의 범위를 벗어나게 되면 다른 주종의 면허를 다시 받아야 하고 기타주류용으로 설비를 따로 분리해야 해 소규모 브루어리는 엄두를 낼 수 없다. 서구 천마산 중턱부지에서 나고 자란 최 대표는 “주세법의 문턱을 넘기 위해 관계기관 설득을 이어가는 한편 상황이 나아지는 대로 설비도 증설할 예정”이라며 “고등어를 연계한 스토리 텔링으로 ‘부산 시어’를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