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재활용센터(이하 센터) 근로자가 시위 도중 화재로 중상을 입은 사고(국제신문 지난 29일 자 6면 보도)를 둘러싸고 노조와 센터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부산자원재활용센터지회는 29일 부산 강서구 생곡동 센터 앞에서 집행부를 규탄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은 전날 시위 도중 중화상을 입는 사고를 당한 동료 A 씨에 대해 센터 집행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와 A 씨 가족에 따르면 센터에서 2년간 일해온 A 씨는 지난 3월부터 전기 관련 업무를 맡았다. 작업 전후로 기기를 관리해야 해 다른 근로자보다 초과 근무가 일상적으로 반복됐고, 이에 사측에 일한 만큼의 대가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갈등이 생기면서 시위를 벌였고 사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사고 이후 A 씨가 가족에게 남긴 유서 형식의 메모도 발견됐다. A 씨는 심한 화상으로 현재 생명이 위독한 상황이다. A 씨의 아내는 “센터에서 지난달 새 계약서를 쓰는 과정에서 임금을 더 주겠다고 이야기했다가 지급 시기를 계속 미뤘다. 남편이 받는 스트레스가 컸다”고 주장했다. A 씨도 지난 23일 고용노동부 북부지청을 찾아 노동 착취로 진정서를 접수하기도 했다.

반면 센터 측은 A 씨에게 임금도 올려주기로 하고 문제가 없었는데 A 씨가 돌변했다는 입장이다. 센터 관계자는 “일전에 40만 원 임금 인상 등에 합의하고 돌아갔다. 그런데 다음 날 술에 취해 출근해서 기기 전원을 끄는 등 난동을 부려 쫓아냈다. 이후 1인 시위를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갈등이 고조되고 있지만, 센터 운영권을 주민대책위에 넘긴 부산시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사고는 안타깝지만, 현재 시에서 개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현재 대책위 간 진행 중인 법정 소송 결과가 나오면 결과에 따라 다시 논의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29일 부산자원재활용센터 노조원이 시위 도중 발생한 화상 사고에 대한 규탄 시위를 하고 있다. 곽재훈기자 kwakj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