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 어머니 화장이 잘 먹으셨네” “다 좋은 데 한 가지 빠진 게 있어요 아버님, 미소에요. 웃으세요. 찍습니다.”

지난 18일 오전 부산 북구 구포3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구남중 학부모회 주최로 열린 ‘어르신 장수사진 촬영’ 행사에서는 연신 웃음꽃이 피어났다.

이날 구남중 학부모회가 주축이 된 모임 ‘씨앗동아리회’는 이곳에서 구포3동 거주 노인 20명을 대상으로 사진 촬영을 진행했다.

지난해 11월 구포1동 노인 15명을 대상으로 행사를 진행했고 올해 2회를 맞았다.

학부모 중 사진사, 미용사, 피부미용사 등 전문가들이 직접 나서 사진 촬영에 앞서 각종 서비스를 제공했다.

사진관을 운영 중인 학부모 전애정 씨는 “사진을 받아 보고 즐거워하시는 모습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외출해 전문 메이크업과 헤어 관리까지 받고 카메라 앞에 선 노인들은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행사를 위해 새 옷까지 장만했다는 이금자(81) 씨는 “이렇게 전문적으로 꾸미고 사진 찍는 건 처음인데 긴장이 돼 심장이 ‘콩닥콩닥’ 뛴다”고 웃으며 말했다.

가운을 두른 채 미용의자에 앉아 헤어 롤을 말고, 화장을 받는 노인들의 얼굴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말쑥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고재홍(77) 씨도 “백신도 맞았고 오늘 이런 행사도 와 보니 조금씩 일상이 회복되는 것 같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고 전했다.

사진 촬영 이후에는 학부모회 기타 동아리인 ‘위드기타’ 회원들이 열심히 연주한 기타 연주와 노래도 선보였다.

오랜만의 교류·행사에 참가자들은 ‘어느 단체에서 이런 좋은 행사를 기획했느냐’ ‘학부모회가 이런 걸 다하느냐’고 물으며 크게 호응했다.

구남중 이희태 교장은 “지난해 교육부 표창도 받고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학부모들 덕분에 아이들에게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씨앗동아리회는 지난해 북구 지역 학부모가 모여 발족했고 회원 수는 약 50명이다.

부산교육청 학부모 지원사업으로 300만 원을 받아 사진 촬영을 비롯해 환경의날 환경정화 행사 등을 기획해 활동하고 있다.

김승연 학부모회 운영위원장은 “코로나19로 아이들도 학교에 정상적으로 못 가서 피해가 크지만, 어르신들도 힘들어하시는 모습에 행사를 마련했다. 재능 기부할 수 있는 학부모가 많아 이런 자리를 제공할 수 있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18일 오후 부산 북구 구포3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구남중 학부모회가 주최한 ‘어르신 장수사진 촬영’ 행사에서 학부모 미용사와 피부관리사가 사진을 찍을 노인에게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배지열 기자

18일 오후 부산 북구 구포3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구남중 학부모회가 주최한 ‘어르신 장수사진 촬영’ 행사에서 학부모 미용사와 피부관리사가 사진을 찍을 노인에게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배지열 기자

18일 오후 부산 북구 구포3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구남중 학부모회가 주최한 ‘어르신 장수사진 촬영’ 행사에서 기타 동아리 ‘위드기타’에서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배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