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소송까지 갔던 부산 신라대 청소노동자 투쟁(국제신문 지난 2월 25일 자 6면 보도)이 학교 측의 직접 고용으로 합의에 이르렀다.

16일 오전 신라대에서 김충석 총장(왼쪽)과 일반노조 박문석 위원장이 청소노동자 직접고용 관련 합의서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라대 제공

신라대와 민주노총 부산일반노조 신라대지회는 16일 오전 대학본부 접견실에서 청소노동자 직접고용 합의서를 작성했다.

학교 측은 노조 소속 노동자 28명 전원을 직접 고용하고 65세까지 정년을 보장하기로 했다.

노동자들은 오는 9월 4명, 12월 24명으로 나눠서 복귀할 예정이다.

노조 측은 대학의 재정 문제를 고려해 추후 정년에 따른 인원 감축에 대해 추가 인원 채용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내용에 동의했다.

노조 배성민 조직부장은 “2014년 79일간 이어진 청소노동자 시위 기간을 넘어 이번에 114일간 투쟁한 노동자들에게 축하를 전한다. 학교 측도 이번 시위를 계기로 노동자와 상생하는 방안을 우선 고려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신라대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예산 절감을 목적으로 지난해 12월 학내 청소 용역회사와 계약을 해지하고 교직원에게 청소를 맡기기로 했다.

한 해 17억 원 규모의 용역 계약을 해지하면서 여유 예산을 확보하고 전체 인원도 줄이기 위한 결정이었다.

이에 노조는 용역 계약 해지로 인한 집단해고 철회를 주장하며 지난 2월부터 본부 로비 등을 점거하고 농성을 시작했다.

애초 청소 노동자는 51명이었지만, 현재 민주노총 소속 28명과 한국노총 소속 9명만 남아있다.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수업권을 보장하라는 학생 시위가 열리고, 학교가 노조에 퇴거 및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는 등 학내 갈등으로 비화하기도 했다.

한편 신라대는 한국노총 소속 9명의 청소노동자 복귀 문제를 두고도 협상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