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택배 노동자들이 회사가 노조 활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전국택배노조 부산지부는 롯데택배 부산서부지점과 대리점장 2명을 부산고용노동청에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지점 소속 노동자 35명 중 18명이 포함된 부산지부 롯데사상지회가 지난 1월 창립됐다. 노조는 이후 지점 소속 각 대리점과 단체협약·임금교섭을 동시에 진행하려 했지만, ‘권한이 없다’ ‘응하기 어렵다’며 교섭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았다.

노조는 지난달 19일 부산지방노동위원회 1차 조정회의를 통해 사측이 노동조합 사무실을 설치해주고, 교섭에 성실하게 임해야 한다는 결과를 받았다. 하지만 이후에도 교섭이 난항을 겪었고 2차 조정을 신청하려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난 3월 사내 다른 노조가 등록됐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2011년 7월 복수노조 교섭 창구 단일화 제도가 시행된 이후 한 직장 내에서 조합원이 다수인 노조 1곳에만 교섭권을 부여하고 있다.

노조는 해당 노조가 회사에서 조직적으로 추진해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 권용성 택배노조 부산지부장은 “당 노조 가입자를 통해 ‘대리점장이 조합비를 내준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회사에서 기존 노조를 와해하고 사회적 합의를 무력화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리점 관계자는 “현재 노조와의 교섭도 어려운 상황에서 다른 노조를 만들어 대응할 여력이 없다. 오히려 노조가 교섭 과정에서 ‘다른 지점보다 수수료를 더 달라’는 등 무리한 요구를 해왔다”고 반박했다.

노조는 지난 27일 사상택배 터미널 앞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대리점장 퇴출 투쟁 등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