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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을 빛낸 출향인 <13> 윤동섭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연세대의료원장

췌장암 국내 권위자, 年 500만 환자 돌보는 세브란스 지휘

  • 김일출 Systems Wisdom Korea 대표
  •  |   입력 : 2021-05-30 19:24:24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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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촌세브란스 등 3곳 수장 맡아
- 첨단 정밀의료로 환자 맞춤치료
- 국제기관 의료산업화 만점 받아

- 수술 까다로운 췌장암 분야 매진
- 예후 안 좋은 환자에 많이 울기도
- 간담췌 동시수술 환자 살렸을 땐
- 끝까지 치료 매달렸던 보람 느껴

- 가덕신공항 국제교통망 구축 땐
- 부울경 국제의료 분야 발전 가능
- 지역 우수인력 양성 뒷받침 필요

한국 최초의 현대적 의료기관이 제중원이다. 1885년 갑신정변 당시 미국 선교의사 호러스 알렌(1858~1932)이 세웠다. 이어 미국의 거부 루이스 H. 세브란스(1838~1913)가 기부한 1만5000달러로 1904년 세브란스 기념병원이 지금의 서울역 맞은편에 세워졌다. 2005년 5월 4일 신촌에 지하 3층 지상 21층 연면적 5만1570평, 1004개 병상을 갖춘 초현대식 세브란스병원이 들어섰다. 연세대의료원은 한국 현대 의료의 뿌리에서 거목으로 성장했다. 현재 서울 신촌과 강남, 경기도 용인(동백)의 세 개 주요 대형 종합병원으로 구성된 세계적 병원이다. 지난해 글로벌 수준에서 대학을 평가하는 국제기관(THE)에서 의료산업화 수준 100점 만점을 받았다. 정보기술과 디지털 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한 차세대 정밀의료를 실현, 환자맞춤형 치료를 제공한다.
   
윤동섭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이 “아무리 어려운 질환이더라도 가족의 품으로 건강하게 되살려서 보낸다”는 자신의 의료철학을 밝히고 있다.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국내 최대 규모의 연세대의료원과 연세대 의과대학, 치과대학, 부속치과병원, 간호대, 보건대학원을 총괄하는 윤동섭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을 지난달 2일 신촌에 있는 연세대의료원 종합관 집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연세의대와 의료원의 수장으로서 부여받은 시대적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워낙 시간이 빠듯해 인터뷰 일정을 잡는 데 애를 먹었다. 그는 암 중에서도 가장 치료가 어렵다는 췌장암 전문 의사다. 부산 동대신동에서 삼 남매 중 둘째(장남)로 태어나 성장기를 보냈다. 윤 원장은 “가덕신공항 같은 국제적인 교통망 구축은 물류뿐만 아니라 국제의료분야에서도 큰 변화와 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반겼다.

-인터뷰 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원래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인터뷰 요청이 오면 주로 대외협력처의 의견을 따른다. 국제신문과는 첫 인터뷰여서 직원들이 낯가림을 한 것 같다 (웃음). 어릴 때 늘 보고 살았던 친숙한 신문이고 또 고교 동문이 상당히 많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세브란스 의료원의 위상이 국내에서는 최고 수준이다.

▶산하에 신촌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이 있다. 3개 기관에 의사는 2748명, 간호사 5818명, 행정 및 지원 인력 4452명 등 총 1만3018명의 종사자로 구성돼 있다. 2020 회계연도 기준 외래 환자 수는 411만9000명, 입원 환자 수는 112만5000 명이다. 의료 수익은 2조1371억 원이다. 그중 진료수익이 2조876억 원, 기타 의료수익은 495억 원이다. 신촌세브란스병원만 보면 지난해 외래 환자 수 242만 명으로 서울 아산병원 298만 명에 이어 2위, 진료수익 면에서는 서울아산병원이 1조8000억 원, 신촌세브란스병원이 1조4000억 원으로 역시 두 번째다. 다만, 의사 수는 서울아산병원 1646명, 서울대병원(혜화동 본원) 1515명, 신촌세브란스 병원이 1477명으로 3위다. 평균적으로 보면 신촌세브란스 새 병원이 국내 2위 수준에 있다. 의료원 산하 3개 주요 병원을 더하면 자매 병원인 원주기독병원을 제외하고도 시설 규모와 질적인 면에서 모두 명실상부한 국내 1위라고 자부한다.

-가장 어렵다는 췌장암 전문의사를 지원했다.

▶전공의 때는 위암을 전문으로 할까 했다. 그런데 오히려 간담췌 분야는 수술도 어렵고 예후도 좋지 않아서 도전했다. 나름의 전기(轉機)를 만들고 싶었다. 어차피 의사를 꿈꾼 이유가 아무리 어려운 경우라도 소중한 가족의 품으로 건강하게 되살려서 보내는 것이었으니까. 스승 지훈상(전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교수님께서 잘 이끌어 주셨다. 췌장암은 특히 수술이 까다로운 질병이다. 정말 안타깝게도 수술이 잘 되어도 예후가 좋지 않다. 보호자와 환자의 슬픔을 목도하며 많이 울었다. 한동안 하루 두 갑의 담배를 피웠다. 수술 후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 불안과 두려움과 초조감을 담배로 달래곤 했다. 신앙의 깊이가 더해진 후 담배도 끊고 그런 두려움도 떨칠 수 있었다.

-미국 연수 때 인생의 전환기를 맞았다고 들었다.

▶휴스턴에서 신앙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 아내와 가족이 원했던 것이다. 그곳으로 이끌어 주신 이는 경남고 선배 노재윤 교수였다. 노 교수는 1969년 연세의대를 졸업하고 미국 MD 앤더슨 암센터에 근무하며 암의 발생기전 연구와 예방에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그는 부산에서 자랐고 2001년까지 엠디앤더슨 암센터 병리과에서 근무한 후 서울 아산병원과 국립암센터에 잠시 몸담기도 했다. 미국 최고 의사에 몇 차례 선정된 바 있다. 현재는 코넬대학 메소디스트병원 임상병리과 과장으로 이화여대 의대, 연세대 의대 특임교수다. 전 평양과기대 총장을 지낸 전유택 박사가 나의 멘토다. 그는 서울공대를 졸업하고 1959년 미국 유학 길에 올랐다. 당시 휴스턴의 석유시추 회사 간부로 근무 중이었는데, 내가 한국으로 귀국한 2년 뒤 부부가 연변 과기대에 선교사로 갔다가 고향인 평양으로 갔다. 그는 올해 초까지 평양과기대 총장으로 일했다.

-의사로서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나.

▶오랜 탄광 생활에 폐 기능이 많이 상한 70대 중반 담도암 환자가 있었다. 담도 내 상피를 따라 퍼져 나가는 암인데 좌측 간의 절반과 췌장, 십이지장 윗부분을 전부 절제해야 했다. 가장 광범위하고 위험한 두 가지 수술을 한 번에 해야 하는 환자로 폐 기능 악화를 피할 수 없었다. 췌장 머리 부분과 십이지장을 살리면서 담도만 완전히 제거하는, 이전까지 시도된 적 없는 방법으로 성공적인 수술을 했다. 예후가 썩 좋았다. 병이 아니라 환자를 치료한다는 고민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 성공한 경우다. 그러나 슬픈 기억이 훨씬 더 많다. 특히 어린 아이를 둔 어머니의 치료가 불가능했을 때 그 안타까웠던 마음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딸의 돌을 앞두고 “딸이 학교 갈 때까지만 이라도 꼭 살 수 있게 해달라”고 눈물을 글썽인 그 환자는 암이 배속에 다 퍼져서 수술도 못 하고 나왔다. 오후 회진 때 “수술이 잘되었냐”며 묻는 그 환자의 말에 답은 제대로 못 하고 밖에서 혼자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고향에서의 추억은.

▶이웃들이 한 가족처럼 따스한 정을 나누고 살았던 기억이 늘 새롭다. 노래와 그림에는 소질이 없다. 어린 시절 골목에서 축구를 하며 뛰어놀았고 수학을 좋아했다. 그래서 한때 수학 교사를 꿈꾸었다. 어머니께서 온화한 미소에 특별히 요리를 잘하셨다. 늘 사람이 끊이지 않았다. 아버지가 대학 1학년 때 간경화로 갑자기 돌아가셨다. 한국해양대 기관과를 졸업하고 대한해운공사 소속 기관장으로 일하셨다. 그 후로 동생까지 서울로 진학해 가족이 모두 고향을 떠나왔다. 쉴새 없이 수술실을 오가며 휴일 없이 보내다 부교수 말부터 ‘아빠의 추억여행’이라는 이름으로 2년에 한 번 2박3일간 어린 아이 손을 잡고 부산 여행길에 올랐다. 소금구이가 유명한 동대신동의 정원집과 서대신동의 유명한 곱창집(몇 번이고 되살려 보려다 결국 이름은 떠올리지 못했다), 용두산 공원 아래 계단을 내려와서 뒷골목에 있었던 ‘동아반점’에 들렀다. 보수동 책방골목, 자갈치 시장, 산복도로 등은 옛 추억을 회상하기에 충분히 좋았다. 구덕 야구장에서부터 삼익아파트까지 어릴 때는 한참을 뛰어야 할 만큼 멀었는데 가보니 이제는 멀지 않았다.

-부산과 울산, 경남 세 광역지자체가 동남권 메가시티로 가려 한다.

   
김일출 Systems Wisdom Korea 대표
▶부울경이 힘을 모아 의료의 발전과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노력한다면 규모와 수준 모두 큰 발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덕신공항 같은 국제적인 교통망을 갖춘다면 국제의료 분야에서도 큰 변화와 발전이 가능할 것이다. 시범적으로 연구되고 있는 스마트시티 추진사업에도 병원과 의료는 필수적 구성 요소다. 부울경의 의료기관과 병원이 함께 노력하면 성공적인 스마트 시티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더 나은 의료를 위해서는 우수한 의료인력의 확보가 최우선 과제다. 한때 부산의 고신대복음병원이 간 분야에서 전국 최고였다. 부울경 지역 의과대학과 병원에서 성장해 서울 및 수도권의 유명 대학으로 옮겨 오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들이 남아서 계속 살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


◇윤동섭 연세대의료원장은

▷1961년 부산 출생 ▷남성초, 대신중, 경남고 졸업 ▷연세대 의대 졸업(1987.2) ▷연세대 의학석사(1997.8) ▷고려대 의학박사(2003.2) ▷경력: 연세대 교수(1999.3~), 연세대 의대 강남 부학장(2008.9~2010.8), 강남 세브란스병원 기획관리실장(2011.3~2014.8), 강남 세브란스병원 외과부 부장(2014.3~2017.2),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외과학교실 주임교수(2017.3~2018.7), 강남 세브란스병원 병원장(2018.8~2020.7), 연세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2020.8~) ▷학술활동~간담췌외과학회 이사장(2017.4~2019.4), 대한외과학회 이사장(2018.11~2020.11), 대한의학회 부회장(2018.4~2021.3),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위원장(보건복지부, 2020.1~2021.3), 대한 암학회 이사(2020.7~), 대한병원협회 부회장 겸 정책현안 비상 특별위원회 위원장(2020.10~), 대한외과학회 부회장(2020.11~)

김일출 Systems Wisdom Korea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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