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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의 청년 관점 <3> ‘청년 시민’ 참여와 공론장의 힘

청년정책 ‘공론의 場’ 열렸으니, 행정이 귀 더 열어주길

  • 김지현 ㈔부산청년들 이사장
  •  |   입력 : 2021-05-27 19:28:11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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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청년센터서 시작된 교류회
- 다양한 분야 아이디어 쏟아져
- 사회적 거리두기 활동 제약에도
- 온라인 공간 등 연결고리 넓혀

- 문제는 市 소통 부재와 불투명성
- 제안 반영 여부조차 알 수 없어
- 청년을 당당한 파트너로 대하고
- 인력·자원 등 변화 이끌어 내야

지난 25일 부산청년센터(중구 남포동 자갈치시장 건물 내)에서 청년들이 함께하는 첫 교류회가 열렸다.

부산청년센터의 사업과 공간을 관장하는 매니저를 비롯하여 이날 행사 참여자들이 각자 소개하는 것을 시작으로, 그 자리에 모인 청년들이 직접 제안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10개의 테이블이 만들어졌다.

청년들이 제안한 주제는 그 자리에 모인 청년의 숫자만큼이나 다양했다. 부동산, 주식, 비트코인에 미래 불안, 청년커뮤니티, 교육과 대학, 지역격차, 환경, 채식, 세대, 젠더, 인간관계, 슬럼프 극복 방법, 쉼과 일상 등 한 가지 키워드로 묶을 수 없을 정도로 다채로운 청년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지난 25일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 건물 내 부산청년센터에서 첫 만남 교류회가 열리고 있다.
■우리는 연결을 포기하지 않는다

코로나19 지침으로 공공기관이 주최하는 행사의 참여자가 50명으로 제한되고 청년들의 활동에 제약이 따르지만, 사회와의 연결을 계속해서 이어나가려고 하는 청년들이 있다. 교류회 당일 부산청년센터가 청년의 요구에 응답하여 어떻게 하면 관계를 연결하고 이어나갈지 고민한 흔적들이 보였다.

교류회 참가를 신청한 청년들의 관심사와 연락 가능한 정보를 기록한 ‘청년이음장부’를 당일 참여자들에게 제공했다. 청년들이 어렵게 시간 내어 모인 이 자리가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도록 또 다른 연결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엄창환 부산청년센터장은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일주일 동안 24시간 내내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는 행사를 열어보고 싶다며 청년들의 자리를 만들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청년의 사회적 고리를 연결하기 위한 노력은 부산청년정책네트워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20년 부산청년정책네트워크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청년의 사회 참여가 멈추지 않도록 온라인으로 분과 구성을 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온라인 아카데미를 여는 등 여러 시도를 했다. 다만, 오프라인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이 있기에 ‘온라인 집중’에 대한 청년들의 아쉬움이 있었다.

올해는 부산청년센터 내에 사무국이 생기면서 청년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거점 공간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센터에 있는 공간을 대관하여,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분과별 모임을 오프라인으로 이어나갈 수 있다.

■ 이어지는 공론장

   
현장에서 활용한 ‘청년이음장부’.
청년이 모여 만드는 이야기 모임이나 청년문제와 관련한 토론회, 그리고 2019년부터 시작한 부산청년주간까지, 부산에는 다양한 공론장이 형성되어 왔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더 많은 청년을 만나기 위한 시도들이 있었다. 이제는 익숙해진 줌(ZOOM)과 같은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은 행사 기획 단계에서 기본값이 되었다. 이전과는 달라진 풍경에서 부산에서 열렸던 수많은 공론장의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가 보이기도 한다.

사단법인 부산청년들 김민지 이사는 “부산에서 청년을 부르는 오프라인 공론장들에 여러 차례 참여하면서, 이전의 공론장에서 나온 이야기가 휘발돼 그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 같았다”고 문제를 지적한다. 이러한 문제 인식을 바탕으로 사단법인 부산청년들은 사회적협동조합 빠띠의 빠띠 믹스팀과 협업해 새로운 시도를 준비하고 있다. 빠띠 믹스는 사회에서 배제된 사람들이 힘을 가지고 시민으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민주도 디지털 공론장’이다.

빠띠 믹스 플랫폼을 활용해 사단법인 부산청년들은 ‘부산에서 나답게 살 수 없을까’라는 제목의 디지털 공론장을 기획했다. 이 공론장이 열리기 전 빠띠 믹스 홈페이지에서 ‘빚내서라도 서울로 이주해서 취업/이직하기 vs 지역정착지원금 받고 지역에서 취업/이직하기’ ‘월 600만 원 주면 회사에 영혼을 판다 vs 안 판다?’ ‘만약 학력이나 대학 간판으로 차별받지 않는다면, 여전히 ‘in서울’로 향할까?’에 대한 투표가 이루어진다. 공론장에 관심 있는 참여자들이 모여 투표와 댓글을 통해 사전 공론이 진행된다.

이후 당일에는 오프라인에서 공론장을 여는 대신 줌을 활용해 온라인으로 토론을 한다. 발제를 듣고, 5명 안팎 인원이 따로 모여서 ‘노동-일자리, 교육-진로’에 대해 토론한다. 부산을 떠나 다른 지역에 있는 이들도 물리적 제한에 영향을 받지 않고 실시간으로 공론장에 참여하는 것이다. 토론이 끝나면 참여자들은 빠띠 믹스 홈페이지로 들어가 각자의 결론 또는 제안을 글로 남긴다. 기록된 내용들은 다음 공론장으로 이어가기 위한 예비 사전 공론의 토대가 된다.

그렇다면 ‘이어지는 공론장’이 작동하게 되면 무엇이 달라질까. ‘청년시민’들이 숙의와 토론을 통해 만드는 공론장은 청년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을까?

■ 청년이 시민으로서 권리를

   
관심사와 주제의식 그리고 연락처 등을 담는다. 행사장 벽면에 이날의 주제와 관심사를 쓴 벽보가 내걸렸다.
2021년 부산청년정책네트워크에 참여를 신청한 청년은 약 260명이다. 지난 6일부터 2주간 진행되었던 부산청년정책네트워크 첫 만남 워크숍에는 ‘시민 참여 활동’이 처음인 청년도 있고 3년 연속으로 참여한 청년도 있었다. 그곳에서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청년의 고민을 느낄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참여 자체에 대해서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청년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온 이 자리에서 어디까지 해결할 수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는 내용의 질문이었다.

정책 결정 과정과 집행의 흐름 안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정책을 제안하게 되면 예산이 어느 정도 규모까지 투여되는가. 청년 참여를 통해 어디까지 해결할 수 있는가. 내 삶을 유지하기도 버거운, 미래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부산시 청년정책에 기대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었다.

시민 의견 수렴을 위해 만들어지는 거버넌스의 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청년들이 있다. 그러나 공론장에 참여했더라도 이후 내 목소리가 어떻게 반영되는지 확인하기 힘든 상황에서 언제까지 버텨야 하는 것인지 알지 못한 채로 지치기도 한다. 자신의 사회 참여가 어떤 변화를 이루어내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청년의 언어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 부산청년정책플랫폼에 청년정책이 잘 정리되어 있는데도 청년들이 잘 몰라서 참여를 못 한다는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 청년이 잘 모른다는 말은 청년을 잘 모른다는 자기 고백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참여자의 숫자가 늘어나는 만큼 청년시민의 참여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행정의 변화가 필요하다. 행정이 거버넌스의 파트너로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그에 맞는 인력과 자원이 투여되어야 한다.

청년을 호명하는 수많은 자리에서 시민 참여를 경험하는 청년들이 테이블에 놓인 생수병과 팻말만 기억하지 않기를 바란다.

시민기자·㈔부산청년들 이사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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