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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골칫덩이 지붕막 제거…복합체육센터 만들어야

부산 장기 표류사업- 아시아드주경기장 활용

  •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  |   입력 : 2021-05-23 20:05:27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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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년 간 파손 잇달아 혈세 날려
- 잔디 생육도 방해… 축구팀 떠나
- 용역 통해 레포츠시설 보강 필요

축구팬에게 부산 연제구 아시아드주경기장은 성지와도 같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첫 월드컵 본선 승리를 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성지는 부산시민에게 골칫덩이다. 설계부터 문제가 있어 해마다 수억 원에 달하는 세금이 그야말로 ‘바람과 함께’ 사라지지만 책임지는 이도 없이 방치되고 있다.
   
지난해 9월 부산을 강타한 태풍에 찢겨 지붕막이 날아간 아시아드주경기장. 전민철 기자
지난 21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본 주경기장은 마치 피부병으로 죽어가는 짐승이 털이 뭉텅이로 빠져 신음하듯 지붕막이 뜯긴 채 흉물스러운 몰골이었다. 강풍으로 찢긴 경기장 지붕막을 채워 넣지도 않아 우악스러운 콘크리트 구조물이 훤하게 보였다. 막 재료가 독일산인 탓에 주문을 넣고 들여와서 설치하기까지 상당 기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기장은 1993년 11월 공사를 시작해 2002년 한일월드컵과 부산아시안게임을 앞둔 2001년 8월에 준공됐다. 공사비로 2269억 원이 들어갔다. 건축비를 아끼려고 했던 탓일까. 지붕은 구조물이 아닌 천막으로 둘려 태풍이 올 때마다 찢겼다. 월드컵이 끝난 직후이자 준공 이듬해인 2002년 8월 태풍 루사가 오면서부터 지붕막이 날아가기 시작했다. 2003년 9월 태풍 매미가 부산을 강타했을 때는 지붕막 8장이 파손됐다. 이듬해 9월 태풍 마이삭 때는 9장이 한꺼번에 뜯기기도 했다. 지금까지 파손된 지붕만 29장. 1장당 보수비용으로 2억~3억 원에 달하는 예산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림잡아 60억~90억 원에 달하는 돈이 낭비된 셈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찢긴 지붕막 탓에 인명피해 등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앞으로 20주년을 맞은 경기장이 계속 노후화돼 시설물이 지붕막을 잡아주는 힘마저 약해지면 인명 피해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지붕 막은 애초 초속 40m 강풍을 견딜 수 있게 설계됐지만, 초속 20m대 바람도 견디지 못한다. 주변이 산지로 둘러싸여 순간적으로 돌풍이 부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문제는 또 있다. 큰 천막이 그림자를 만들어 잔디 생육을 방해해 그라운드 관리가 까다롭고 비용도 많이 든다. 프로축구단 부산 아이파크는 울며 겨자 먹기로 이 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다 2부 리그 강등을 계기로 2017년부터 서구 구덕운동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애초 설계부터 잘못됐고 쓰임새도 찾지 못하는 셈이다. 부산시체육시설관리사업소는 올해 초 예산 2100만 원을 들여 지붕 막 복구 방안을 위한 용역을 시작했다. 이 정도 금액으로 벌이는 용역으로는 구체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

이 때문에 구조와 쓰임새에 문제가 있어 지붕막을 제거하고, 시민이 다양한 스포츠·문화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용도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시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제대욱 의원은 “이번 용역으로는 땜질식 처방만 할 수밖에 없다. 이번 기회에 경기장을 본래 목적대로 활용할 수 있는 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우선 문제가 되는 지붕막 보수는 각계 전문가 의견을 모으는 과정을 거쳐 결정돼야 한다. 또 최초 설립 목적이 스포츠 콤플렉스인 만큼 어떻게 하면 시민이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고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지를 원점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 지방자치 부활 30주년

공동기획 : 국제신문·부산시의회

◇ 아시아드주경기장 사건·사고 주요 일지

연도

주요 내용

1993년 11월 

공사 시작

2001년 
9월 16일

개장

2002년 11월

2002년 한국건축문화대상 ‘대상’

2001년 10월~2003년 9월

지붕막 165군데 부분 파손

2004년 2월

부산시, 부실공사 의혹 관련 시설 점검단 가동

2004년 3월

부산경실련, 예산낭비 ‘밑 빠진 독상’ 선정

2005년 9월~2006년 7월

시공사, 지붕막 보강공사

2012년 
4월 3일

지붕막 2곳 파손(당시 순간 최대 풍속, 시속 23.7m)

2016년 
1월 20일

돌풍으로 1장 파손

2018 10월

태풍 ‘쿵레이’ 1장 파손

2020년 9월

태풍 ‘마이삭’ 9장 파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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