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기 90%대서 갈수록 기피 늘어

- 화이자 맞는 75세 이상은 80%↑
- 2000만 명분 추가 확보도 변수
- 뒷순위로 접종 미룰 가능성 커져

‘특이 혈전증’ 부작용 논란이 일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부작용 논란이 덜한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은 하반기에 들어올 예정인데다 시기도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정부의 집단면역 로드맵도 흔들릴 우려가 커진다.

27일 부산시 예방접종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23~25일 부산지역 경찰 해경 소방 등 사회필수인력 1만3400명에 대한 백신 접종 사전예약을 받은 결과 예약률은 60.1%로 나왔다. 전국적으로도 사회필수인력 17만7000명 중 예약자 비율은 57.9%에 불과했다. 다만 예약기간이 오는 29일까지라 예약률은 더 올라갈 수 있다.

AZ 백신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접종 동의·예약률은 크게 떨어지는 추세다. 부산 첫 접종 대상자였던 요양병원 만 65세 미만 종사자와 입소자의 AZ 백신 동의율은 92%였다. 요양시설도 같은 기준 96%로 높게 나왔다. 그러나 부작용 논란으로 한 차례 접종이 보류된 만 65세 이상의 동의율은 요양병원 65%, 요양시설 75%로 크게 낮아졌다. 최근 접종을 시작한 부산지역 보건교사도 65%에 불과했다.

접종 후 혈전증이나 사지마비 등 이상반응 사례가 알려지면서 AZ 기피 현상은 커지고 있다. 일선 경찰의 접종률이 떨어지면서 김창룡 경찰청장과 진정무 부산경찰청장 등 지도부는 “백신 우선 접종은 경찰에 대한 배려이자 사회적 책무”라며 솔선수범해 접종을 하기도 했지만, 불안감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반면 화이자와 모더나 같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방식의 백신에 대한 선호는 높게 나타났다. 화이자 접종 대상인 부산의 만 75세 이상은 80% 넘게 동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 관계자는 “AZ 백신은 부작용 인과성이 인정된데다 상대적으로 접종자가 많다 보니 의심사례도 꾸준히 나오고 있어 화이자가 주목을 받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최근 화이자 백신 2000만 명분이 추가 확보된 것도 변수이다. 백신 선택은 못하지만, 접종 순서를 미루면 다음 차례에는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맞을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다.

정부는 AZ 백신을 둘러싼 불안이 없도록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또 논란이 일었던 백신의 접종을 거부할 경우, 11월 이후에야 접종 기회가 올 수 있으며 뒷순위로 밀리더라도 백신 선택은 불가능하다고 분명히 했다.

최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