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지방선거에서 TV 토론회에 고의로 불참한 뒤 허위진단서를 제출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재판에 넘겨진 김대근 사상구청장(국제신문 지난해 10월 16일 자 1면 보도)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직위상실형을 선고받았다.

　14일 부산고법 형사2부(오현규 부장판사)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김 구청장에게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벌금 5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김 구청장은 지방선거 당시 선거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우려해 TV 토론회에 고의로 불참한 뒤 과태료 처분을 피하고자 병원에서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아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혐의를 받는다. 또 당시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 지인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선관위에 신고하지 않고 선거 운동원 식비 등 선거자금으로 사용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질병을 가장해 토론회에 불참하고, 불참 사유로 의사의 허위 소견서를 제출해 죄질이 나쁘다”며 “이런 행위를 사전에 준비해 범행이 치밀하고 토론회를 사실상 무력화시킨 책임도 무겁다”고 밝혔다.

　김 구청장과 검찰은 지난해 10월 선고된 1심 판결에 모두 불복해 항소했다. 형이 이대로 확정되면 2019년 대법원으로부터 당선무효 확정판결을 받은 윤종서 전 중구청장에 이어 두 번째로 직을 잃는 부산 기초자치단체장이 된다. 선출직 공무원은 형사 사건은 금고 이상, 정치자금법 위반은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직위를 상실한다.

　이날 항소심 판결 직후 김 구청장은 대법원에 상고할 뜻을 내비쳤다. 대법원 선고 전까지 구청장직을 유지할 수 있다. 김 구청장은 “구민께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 흔들림 없이 구정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