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충 번식기 7월 제거 나서기로

부산 을숙도 생태계에 곤충 외래종이 급증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부산 을숙도에 곤충 외래종이 급증하면서 토착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왼쪽 사진부터 소나무허리노린재와 유리알락하늘소. 낙동강하구에코센터 제공

낙동강하구에코센터는 지난해 을숙도 일대 육상곤충 조사를 통해 493종 1만831개체의 곤충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이는 423종 9537개체가 발견된 2019년과 비교해 일 년 만에 70종 1294개체가 증가한 수치다. 2011년부터 매년 진행하는 육상곤충 조사에서 해마다 종의 수가 늘어나 외래종의 유입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을숙도 내 특정 표본 지역에서 22개체가 발견됐고 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려스러운 점은 토착 생태계를 파괴하는 외래종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북미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소나무허리노린재’는 어린 솔방울에 빨대 같은 입을 꽂아 액을 빨아들인다. 솔방울 색깔이 변하고 모양이 찌그러지고 이 솔방울에서 발아한 소나무는 열매가 시들고 발육이 저하된다.

2014년부터 중국에서 부산항을 통해 유입된 것으로 보이는 유리알락하늘소는 버드나무에 알을 낳고 부화한 애벌레가 나무줄기를 먹으며 성장한다. 가지와 잎으로 갈 영양분이 지나가는 줄기에 구멍을 뚫으면서 나무가 괴사한다. 생김새는 국내에 서식하는 하늘소와 비슷하지만, 나무에 해를 끼치는 종은 유리알락하늘소뿐이다.

낙동강관리본부는 외래종에 의한 생태계 파괴를 막기 위해 노린재와 유리알락하늘소 성충이 번식하는 오는 7월 시민단체 등과 함께 외래종을 직접 제거할 계획이다. 에코센터 관계자는 “을숙도 내 공원이 조성되면서 경관 식물과 사람 유입이 늘어나 생태계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기후 변화 등 다양한 변수가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가기후변화지표종으로 남색이마잠자리 등 4종이 늘어난 총 10종이 관찰됐다. 한국고유종은 두색장님노린재, 배무늬콩알락파리가 추가돼 7종으로 확인됐다. 을숙도의 지형 환경적인 특성상 습지에 서식하는 분포특이종은 꼬마길앞잡이 등 6종이 발견됐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