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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의 청년 관점 <1> 부산청년유권자행동의 도전

또 재탕삼탕 청년공약 … 정치권 현실감각 부재에 2030 뿔났다

  • 김지현 시민기자
  •  |   입력 : 2021-04-01 19:59:36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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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보선 후보 공약 이끌기 위해
- 청년단체들 ‘유권자연대’ 출범
- 정책과제 제시하고 캠프에 질의

- “젊은이 불평등·격차 좌절하는데
- 단순 일자리 늘이기 숫자놀음
- 과거 잣대로 정책 실패 되풀이
- 삶의 질 향상과 공정성 고민을”

오는 7일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끝나고 나면, 우리 삶이 조금 더 나아질까? 동시대 청년층에 일어나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산시장 후보들은 어떤 공약을 내놓았는가. 대체로 비슷한 중장기 정책을 공약으로 발표했을 뿐, 임기 동안 무엇을 할 것인지 명확하게 알기 어렵다. 가만히 보고 있을 수는 없다.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것도 안 바뀌기 때문이다.
   
부산의 14개 청년 단체가 모여 만든 부산청년유권자행동은 ‘청년의 삶’에 진심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청년에게 ‘함께 가자’며 진정으로 손길을 내미는 공약을 4월 7일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들에게 촉구했다. ㈔부산청년들 제공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모인 부산 청년들의 움직임이 있다. ‘2021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대응을 위한 부산 청년 유권자 행동’이다. 부산지역 청년단체 14곳이 연대한 부산청년유권자행동은 ‘현실에 발 딛고 말하는 선거, 청년이 상상하는 미래를 그리는 선거를 원한다’는 슬로건 아래 지난 2월 25일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청년의 고민·요구를 전달

   
부산청년유권자행동 구성원들이 지난 2월 25일 부산 부산진구 양정동 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부산시 청년위원회 정서원 위원장과 부산청년유니온 신수한 사무국장은 이날 “‘버티라’는 말에서 청년은 더 이상 희망을 찾을 수 없다” “코로나로 상황은 달라졌는데 공약은 아무 변화가 없다”며 각각 ‘현재에 발을 딛는 청년 정책’ ‘코로나 상황 중 악화된 노동 안정성 향상’ 등을 촉구했다. 그리고 ‘청년의 삶 위기상황, 긴급대응을 위한 추경 제안 5대 과제’와 ‘가치관의 변화, 미래대응력 확보를 위한 3대 과제’를 발표하고, 각 후보에게 정책질의서를 전달했다. 정책질의서에 대한 답변은 부산청년유권자행동 페이스북 페이지에 공개했다. 또한 ‘서울시장 보궐선거 대응을 위한 청년활동가 네트워크’와 연대해 투표 참여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이런 활동으로 얼마나 많은 청년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을지, 투표율에 어떤 영향을 줄지 고민은 있다. 스펙 쌓고 아르바이트하기도 바쁜, 하루하루 버텨나가야 하는 시점에 청년이 선거에 크게 기대할 게 없어 잘 들여다보지 않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런 시도 자체는 뜻깊다. 기성 관점으로 기획된 정책은 청년문제 해결책이 되기 어렵고, 그래서 앞으로 모든 시도가 실험이고 생소할 수밖에 없음을 알고, 현재 청년 삶을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삭제되지 않도록, 지역사회가 지지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시도와 관점을 지지해야 할까.

■ ‘불공평한 구조’부터 바꾸자

청년 삶 전반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로 2020년 8월 5일 ‘청년기본법’이 시행됐다. 청년정책 도입 과정에서 청년운동 당사자들은 청년문제가 집중해서 나타나는 시기를 정규교육 과정을 마치고 사회로 나아가는 ‘이행기’로 봤다. 이 시기에 나타나는 불안정성을 줄여나가는 것이 청년문제 해결의 핵심이며, 불평등과 격차(부모의 자산 격차, 학력격차, 지역격차 등)가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사실, 청년문제의 원인에 대한 연구자료가 없더라도 우리는 이미 안다. 삶이 평등하다고 생각하는 청년이 몇 명이나 있을까. 지금의 청년들은 물고기를 잡는 법을 배워도 소용없다. ‘물고기가 유통되는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 가덕신공항이 청년 일자리를 만든다 해도 승자독식과 각자도생이 만연한 사회가 그대로라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이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를 둘러싼 부동산 투기 관련 논란도 있었다. 이 정치적인 논쟁은 ‘열심히 일해서 공정하게 집을 얻은 것에 무슨 문제가 있느냐’는 이야기로 마무리된 듯하다. 뭔가 이상하고 불편한 마음이 남았다. 공정성에 대해 능력주의만을 이야기하는 태도 때문일까. 열심히 살아온 당신의 삶을 욕하는 것은 아니다. ‘과정의 공정’을 말하기 전에 사회구조 때문에 발생하는 차별과 기회 불평등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 청년의 삶이 지금 평등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현재가 있어야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 실패의 원인은 명확하다

“청년이 안정된 직장을 다니며 행복하게 사는 부산을 만들겠다.” “매력적인 일자리를 만들어 청년일자리 문제와 부산 경제 문제를 해결하겠다.” “임기 중 00개 일자리를 만들어 청년이 부산을 떠나지 않게 하겠다.” “대기업을 유치해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겠다.”’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지난 민선 8기 부산시장 선거까지 모든 후보와 당선인이 했던 반복된 발언이다. 이는 부산 청년들에게 단순히 ‘버티라’는 이야기로 다가올 뿐, 별다른 의미를 찾기 어렵다.

많은 후보가 청년이 일자리를 원한다고 하기에 청년 일자리 정책을 만들겠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지난 17년간 청년 일자리 문제를 놓고 여러 정책에 예산을 투입해왔고, 그 결과가 지금의 사회다. (실패) 원인은 명확하다. 고성장 시대에 청년기를 보낸 기성세대가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저성장 시대에 태어나 코로나19라는 집단 경험을 겪고 있는 ‘지금’의 청년 이행기는 어떤 모습일까. 부산시 청년 임금노동자 평균임금은 8대 광역시 중 가장 낮은 206만 원이다. 청년 비정규직 규모는 전체 청년 임금노동자 32만 명 중 34.1%로 나타난다. 이 중 서비스 직종 노동자가 63.4%며 낮은 연령일수록 비정규직이 많다. 부산지역 청년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75.2%는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며, 근로기준법이 일부만 적용돼 연차나 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열악한 노동 환경에 처해있다.(‘2020년 부산지역 청년 아르바이트 실태조사’·부산노동권익센터)

■ 코로나19로 더 팍팍해진 처지

코로나19로 IMF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고용 한파라는 기사가 연일 보도된다.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전국 청년 구직자 1058명을 조사한 결과 10명 중 9명(91%)이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졌다고 했다. 앞으로 고용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는 청년은 10.9%에 불과했다.(중앙일보 2월 2일 자 보도)

당장의 소득 문제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20, 30대의 주식 열풍으로 이어졌다. 주식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주식 중독’ 고민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빚 내 투자하는 ‘빚투’, 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한다는 ‘영끌’, 청년층의 위험을 감지한 용어들이 생겨난다.

한국은행이 2020년 12월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3분기 말 기준 20대와 30대를 포함한 청년층 가계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8.5% 늘었다. 다른 연령층 평균(6.5%)보다 높은 증가율이다.(3월 20일 자 아시아경제 ‘주식 중독 호소하는 청년층’ 보도)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은 청년이 있다. 반면 코로나 덕분에 쉬어가며 삶에 대해 정리할 시간이 생겼다는 청년도 있다. 현실에는 있으나 자료에는 없는 청년의 삶이 있다. 지금의 청년기는 하나의 범주로 묶는 것이 불가능할 만큼 다층적인 면이 있다. 그러므로 이 글은 청년세대를 단순히 대변하려는 것이 아니다. 기성세대가 능력주의를 신봉하고 투기를 권하고 불평등과 격차를 방치하는 사회를 만들었다고 탓하는 것도 아니다.

■ 함께 해결에 나서자

   
함께 해결하자. 지역사회는 새로운 실험을 온 힘을 다해 지지해야 한다. 개인 삶이 나아지면 자연스럽게 지역에 머물 것이다. 부산시장 후보들은 임기에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해야 한다. ‘청년시민’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목소리를 들으시라. 그렇게 되면 이번 선거 뒤 삶이 나아졌다고 생각하는 청년이 한 명이라도 더 있을 것이다.

시민기자·㈔부산청년들 이사장 joah0_0@naver.com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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