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 후보지 중 자성대 이전 낙점
- 동구도 부지 제공 흔쾌히 약속
- 문제는 좁은 공원 시설들 재배치
- 동상 소유주인 市와 협의도 필요
부산 부산진구 어린이대공원 내 수변공원에 자리한 박재혁 의사 동상을 이전하자는 목소리가 나온 건 2019년 무렵이다. 당시는 ㈔박재혁의사기념사업회가 생기기 전이다. 사업회 창립 전에는 박 의사의 손녀 김경은 씨와 개성고(당시 부산공립상업학교) 동문이 박 의사 순국일 등 정기 기념행사를 준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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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부산진구 어린이대공원 내 수변공원에 설치된 박재혁 의사 동상. 김성효 전문기자 |
이들은 동상이 박 의사의 위상과 어울리지 않는 외진 곳에 자리하고 있다는 데 공감했다. 사업회 정연철 부회장은 “시내 중심지로 옮겨 시민이 쉽게 볼 수 있도록 해 박 의사의 업적과 정신을 부산시민 모두가 알게 하자는 데 뜻이 모였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사업회는 지난해 5월 열린 창립총회에서 동상 이전을 역점 사업으로 지정한 뒤 부산보훈청 등과 논의를 시작했다.
애초 사업회는 부산시민공원 북문을 이전 부지로 꼽았다. 차량 통행량이 많고, 박 의사 모교가 있는 부산진구에 소재한 공간이었다. 그러나 이 방안은 구상에 그쳤다. 부산시설공단이 시민공원 내부에 조형물을 새로 들이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후 사업회는 부산보훈청과 함께 새 이전 부지를 검토했다. 부산을 대표하는 독립운동가인 박 의사가 가지는 상징성을 잘 드러냄은 물론 시민이 자연스럽게 동상을 접할 수 있는 부지를 찾는 데 힘을 기울였다. ‘자성대 교차로 쌈지공원’이 적합하다는 결론이 섰다. 상징성과 실효성을 지닌 데다 박 의사가 본인의 생가를 바라보는 구도가 그려져 의미도 남달랐다.
처음에는 ‘좌천동 가구거리 초입’으로 동상을 옮기자는 견해도 나왔다. 하지만 이곳에는 차량 흐름 관리용으로 세워진 조명탑이 설치돼 동상의 시각적 효과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동상이 들어설 자리에는 경찰이 사용하는 교통 초소가 있어 경찰과 협의를 진행해야 했다.
관건은 부산보훈청과 사업회가 낙점한 이전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느냐다. 부산보훈청 등은 담당 지자체인 동구에 부지 제공 협조를 공식 요청했고, 동구도 흔쾌히 ‘제공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부지가 확보되면서 동상 이전에 관한 실무적인 논의도 물꼬가 트였다.
남은 문제는 2가지다. 먼저 쌈지공원의 부지가 협소하다는 점이다. 현재 박 의사 동상은 본인 동상에 더해 제단이 함께 조성돼 있다. 동상과 제단을 모두 옮기려면 쌈지공원의 다른 시설물을 제거해야 한다. 최형욱 동구청장은 “제단과 박 의사 동상 모두를 이전하기에는 공간이 좁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동상 소유자인 시와의 협의도 중요하다. 시는 아직 공식적인 이전 계획을 검토한 바 없다. 이 때문에 관련 예산도 확보되지 않았다. 사업회가 추산하는 동상 이전 비용은 2억 원이다. 이 중 5000만 원은 사업회가 부담하고, 나머지 1억5000만 원에 대해 시의 지원을 요청할 생각이다. 시 관계자는 “동상 이전과 관련한 협조 공문 등이 접수된 바 없어 공식적인 검토는 없었다. 정식 제안이 들어온다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