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市 정책 두고 33%가 “보수적”
- 시장 후보자에 바라는 자세는
- “도구 아닌 동반자로 대해달라”

부산지역 16개 구·군 공무원 10명 중 7명은 부산시의 갑질 행정 1순위로 ‘일방적 통보’를 꼽았다. 또 시의 정책성향에 대해서는 보수적이라고 느끼는 비율이 높았다. 부산시장 후보자에게는 공무원을 부리는 도구로 여기지 말고 동반자로 대해 달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18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전국공무원노조 부산지역본부 노조원들이 공무원 노동자가 바라는 부산시장 설문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전국공무원노조 부산지역본부는 ‘공무원 노동자가 바라는 부산시장 보궐선거 설문조사’ 결과 이 같이 나왔다고 18일 밝혔다. 설문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9일까지 평일 10일간 이뤄졌으며 일 대 일 면접 방식으로 6018명이 참여했다.

먼저 ‘구·군 공무원이 느끼는 부산시의 갑질 행정 평가’에서는 ‘일방적 통보’가 72.6%(4366명)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인력동원 불공평성 16.5% ▷인사행정 불공평성 7.6% ▷갑질 감사 2.6% 순으로 답했다. A구의 한 공무원은 “시청 요구에 무조건 맞춰야 한다는 식의 태도와 강압적인 지시를 겪었다”고 밝혔다.

부산시의 정책성향 평가에서는 오거돈(전 부산시장) 집행부의 성향이 이전 집행부와 다를 바 없거나 오히려 보수적으로 후퇴했다고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이 59.3%(3571명)로 가장 많았지만, ‘보수적(매우 보수적 포함)’이라는 응답(33%)이 ‘혁신적(매우 혁신적 포함)’이라는 응답(7.6%)의 4배에 달했다.

6018명 중 1724명이 참여한 ‘시장 후보자에게 한마디’ 질문에는 공무원을 밑에서 부리는 근로자나 도구로 여기지 말고, 부산시민이자 함께하는 동반자로 대해 달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소속당의 눈치를 보지 말고 소신 있게 일하는 시장이 돼달라’거나 ‘성희롱이나 성폭력, 직장 내 괴롭힘 없는 시정을 해달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전공노 부산지역본부 소속 회원 30여 명은 이날 시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사무 노동조건 개선 촉구 ▷부산시 갑질행정 규탄 ▷공무원 정치기본권 보장 등을 요구했다.

부산시구·군의회의장협의회, 부산분권혁신운동본부, 부산변호사회도 이날 오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2021 부산시장 보궐선거 시민의제 발표 및 공약채택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선 자치분권, 후 균형발전 전략을 통한 지방정부 역량의 획기적 강화’ 등 자치분권 8개, 시민정치 3개, 교육자치 2개, 지역혁신시민경제 2개 등 총 15개의 시민의제를 선정해 발표했다.

유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