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市 “경남 업체 활용 등 조처”

부산시가 재활용센터 운영권을 민간에 넘긴 지 한 달도 안 돼 노조가 파업에 돌입했다. 매끄럽지 못한 이양 과정 탓에 ‘쓰레기 대란’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부산시자원재활용센터 지회는 17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현재 센터 직원 87명 중 노조 소속 50명이 파업에 참여한다.

노조는 부산시로부터 센터 운영권을 넘겨받은 생곡마을주민대책위에서 임명한 센터장 등 간부진이 부당노동행위 등으로 노조원을 탄압했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중재 신청을 제기했고, 지난 16일 오후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졌다. 이어 진행된 파업 돌입 찬반 투표에서 찬성이 94%로 나오면서 오늘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조현덕 노조위원장은 “새로운 간부진이 이유 없이 노조 간부진에 대한 징계 결정을 내리고 임금교섭에도 성실히 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시는 지난달 15일 생곡주민대책위에 센터 운영권을 반환했다. 마을 주민 간 갈등이 심해진 2018년 임시로 시가 운영을 맡은 지 2년여 만이다. 하지만 인수인계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갈등이 불거졌다.

센터 운영권을 가진 생곡주민대책위 김종원 사무국장은 “오랜 시간 동안 잘못돼 온 관행을 바로잡는 과정에서 불만을 가진 노조가 일방적으로 파업에 돌입한 것”이라고 반론했다.

이번 파업으로 직원의 절반 이상이 일손을 놓으면서 당장 쓰레기 처리 작업에 공백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파업 인력을 대체하기 위한 인력 투입은 불가하다. 노동조합법 43조(쟁의행위 기간 중 사용자의 채용 제한)에 따르면 ‘파업 기간에 대응하기 위한 사용자의 대체 근무자 채용과 도급 및 하도급은 전면 금지’됐다.

시는 당장 쓰레기를 처리하지 못하는 등 ‘쓰레기 대란’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인원을 플라스틱 쓰레기 처리 작업에 우선 배치해 최대한 적치량을 줄이고, 최근 늘린 재활용 쓰레기 적치 공간도 여유 있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경남 지역 처리장으로도 재활용 쓰레기를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