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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단의 뉴스 클로즈업] “균형발전은 헌법이 규정한 가치…가덕, 국익 차원 접근을”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이 본 가덕신공항의 당위성

  • 오상준 편집국장·최현진 편집부국장
  •  |   입력 : 2021-03-15 20:18:27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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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편집국장단이 뉴스나 이슈의 현장을 찾아가 이면을 들여다보고 취재해 깊이 있고 색다른 시각을 제시합니다.

- 비수도권 ‘소멸 시계’ 더 빨라져
- 2000년 삼성차 살리기 운동처럼
- 부울경 생존위해 목숨 건 추진을

- 제2 관문공항, 수도권·타지역 득
- 민간기구 주도 홍보… 관은 협력
- 대통령령으로 기구 뒷받침 가능

- 하늘이 내려준 부산 재도약 기회
- 안전성·환경 문제 없도록 주의

“하늘이 내려준 기회를 놓치는 것은 운명을 거역하는 겁니다. 국가균형발전과 부울경의 생존을 위해 목숨을 걸고 추진해 나가야 합니다.”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이 지난 12일 부산 연제구 거제동 법무법인 국제 고문변호사 사무실에서 헌법이 보장한 국가균형발전에 입각해 가덕신공항의 당위성을 역설하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kimsh@kookje.co.kr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된 국가균형발전을 내세우며 가덕신공항 건설의 당위성을 역설하는 헌법학자가 있다. 부산 출신의 김종대(73)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은 “수도권에만 힘과 돈, 사람이 모이는 것은 건강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위험하기까지 하다”고 문제를 제기한 뒤 “제2 관문공항 건설은 나라 전체를 생각하는 애국심으로 접근해야지, 부울경만의 애향심이나 지역이기주의로 접근해서는 결코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가덕신공항 건설은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꼭 필요하다는 논리다. 김 전 헌법재판관은 “서울과 지방의 격차를 지금처럼 놔둔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부산을 포함한 지방도시 대부분은 소멸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국토교통부와 수도권 언론이 반대를 위한 반대 논리, 가짜 뉴스로 가덕신공항의 공사비와 안전성 등에 딴지를 거는 데 맞서 김 전 헌법재판관은 국가균형발전론을 방패로 꺼내든 셈이다.

인터뷰는 지난 12일 부산 연제구 거제동 ‘법무법인 국제’의 고문변호사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21년 전, 부산시민이 똘똘 뭉쳐 삼성자동차를 살려냈을 때의 경험을 되살려 그 지혜를 가덕신공항 건설에 타산지석으로 삼고자 하는 편집국장단의 의중이 담겼다. 김 전 헌법재판관은 2000년 부산지법 수석부장판사로 근무하면서 법정관리에 들어가 파산 위기에 몰린 삼성자동차를 살려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위기로 당시 김대중 정부가 재벌그룹의 업종 전문화를 명분으로 추진한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 간 빅딜(대규모 사업 교환)이 두 그룹의 이견으로 무산되면서 삼성자동차는 법원에 의해 회사정리 절차를 밟고 있었다. 그는 “당시 프랑스 르노그룹이 삼성자동차를 인수하는 게 국부 유출이 아니라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 전환이 가장 먼저 필요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가덕신공항 건설도 삼성자동차 살리기 운동처럼 부울경이 일치단결해 오직 나라의 균형발전만 위한다는 애국심으로 접근한다면 주위의 어떤 난관도 극복하고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인천공항, 김해공항이 있는데 왜 또 가덕공항 건설이냐는 수도권의 반대가 거세다.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이 국제신문 오상준 편집국장과 대담하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우선 서울과 지방 간 바람직한 관계를 규정하는 헌법 조항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전문) ‘지역 간 균형 있는 발전’(123조)이야말로 서울과 지역 간 바람직한 관계를 규정하는 최고의 헌법적 가치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영역에서 나라 힘의 9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면 이 나라는 균형 있게 발전한 건강한 나라가 아니다. 지역을 살리고자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시켜도 서울에 출장소를 둬 핵심 인력 및 조직은 서울을 떠나려 하지 않는 게 서글픈 현실이다. 서울이 흥해야 나라가 흥하고, 서울이 망하면 나라가 망하는 지경이 되어 버렸으니 얼마나 위험한가? 도시국가도 아니고…. 서울에 재앙이 닥치면 부산에서 나라가 경영되고, 부산에 재앙이 생기면 광주 대구 대전에서 버틸 수 있는 나라가 건강한 나라가 아닌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뜻인가.

▶서울과 지방 간 격차를 시정하지 않는다면 40년 후 이 나라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상상해보자.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현재 5000만 인구가 2060년에는 2500만 명 이하로 반 토막 날 것으로 예측했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는 5182만9023명으로 1년 전보다 2만838명 줄었다. 주민등록 인구가 감소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사망자 수(30만7764명)가 출생자 수(27만5815명)를 초과해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데드크로스’가 사상 처음 발생했다. 인구절벽의 공포는 부산지역 대학 입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역 14개 대학이 2021학년도 입시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한 인원은 4000명을 넘었다고 한다. 지난해보다 4배 가까이 늘었다.

40년 후 인구가 반 토막 나면 전체 2500만 명 중 70%가량 수도권에 살고 나머지는 지방에 흩어져 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 부산은 100만 명 이하의 소도시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지방이 쪼그라들 게 뻔한데도 지금처럼 살아야 하나? 헌법상 지방 사람도 서울 사람과 똑같이 이 나라의 주인이다.

수도권도 지방과 함께 발전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는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 서울과 지방이 고루 발전해야 수도권도 발전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덕신공항 건설이 크게 보아 수도권에도 득이 된다는 쪽으로 의식을 바꿔야 한다. 부산 기장군을 포함해 지방에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면서 수도권에 원자력발전소 설치는 죽어도 안 된다는 논리는 모순이다.

-가덕도신공항 건설특별법이 통과되었으니 다 됐다고 볼 수 있나.

▶법 제정만으로는 하나도 실현된 게 없다. 혹자는 9부 능선을 넘었다고 하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특별법은 관문공항 건설의 출발에 불과하다. 건설을 위한 첫 삽을 뜰 때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특별법 실현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마음가짐을 바꾸어야 한다. 나라가 균형 있게 발전하려면 수도권과 지방이 균형 있는 발전을 하고 그것을 실현하는 방법으로 이 나라에 가덕신공항 건설이 꼭 필요하다는 인식을 부울경뿐만 아니라 수도권, 타지역에도 확산시키는 게 중요하다. 제2의 관문공항 건설은 나라 전체를 생각하는 애국심으로 접근해야지 부울경만의 애향심이나 지역이기주의로 접근해서는 결코 안 된다. 이 점을 널리 홍보해 모든 국민이 공감하게끔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민간 중심의 추진기구가 필요하다.

-민간 추진기구는 어떻게 구성하는 게 바람직한가.

▶가덕신공항 건설의 추진주체로 부울경 민간인과 민간단체가 주축이 되고 관료가 협력하는 형태의 통합기구(법인체)가 필요하다. 지방 관료가 주도하면 중앙 관료의 비협조를 극복하기 어렵다. 지금 직전 여당 대표가 추진단장이 되는 기구 또한 정치적 파동에 따라 흔들려 영속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 기구는 특별법 시행을 위한 대통령령 제정으로 얼마든지 실현 가능하다. 이 기구는 가덕신공항 건설뿐만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부울경의 통합까지 이루어내는 기구로 발전되었으면 한다.

2000년 삼성자동차 살리기 운동이 일어났을 때를 기억해보면 법원의 법정관리담당 재판부가 중심기구가 되어 시장 상의 삼성차 부품협력업체협의회 시민단체 지역언론 말 없는 부산시민이 똘똘 뭉쳐 성사시켰다. 정치권은 없었다. 부산시도 법원을 도와주는 정도였고 민간이 주도했다.

-가덕신공항은 부산의 미래 비전에 어떤 의미가 있나.

▶부산은 지정학적 위치를 보면 지상으로는 중국 러시아를 통해 유럽과 연결되고, 바다로는 일본과 전 세계와 연결되는 관문이다. 땅과 바다에 이어 하늘까지 세계와 교류하는 관문 역할을 한다면 부산은 명실공히 동북아 물적·인적 교류의 중심에 설 수 있다.

역사적으로도 부산은 호국의 성지다. 400여 년 전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조선 수군은 지금의 영도다리(영도대교) 인근 해상에서 왜적을 물리친 부산대첩을 통해 제해권을 장악했고 결과적으로 위기의 조선을 지켜냈다. 부산시는 부산대첩 승전일인 10월 5일을 ‘부산시민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부산은 70여 년 전 6·25전쟁이 발발했을 때 임시수도가 되어 공산군의 침략에서 나라를 구해냈을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몰려든 피란민을 품어줬다. 따라서 부산은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정신적으로 개방된 국제교류 도시의 중심지요, 자랑스러운 역사문화를 품은 문화도시의 비전을 시민과 공유할 필요가 있다.

-향후 추진 과정에서 유념해야 할 점이 있다면.

▶가덕신공항은 지역이기심에서 떼를 써 무작정 건설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대의에 입각해서 건설되어야 한다. 가덕신공항 건설 반대 이유 중 우리가 수용해야 할 부분도 있다. 국비로 건설되므로 아껴 써야 하고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환경영향평가와 안전한 공항을 위한 각종 타당성 검사를 사전에 완벽하게 해야 한다. 졸속으로 건설되어서는 안 된다. 즉, 공항이 건설되고 나서 안전성에 문제가 생기거나 심각한 환경파괴가 초래되거나 국비가 남용되었다는 오점을 남겨서는 곤란하다. 또한 국가의 관문공항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공항을 건설해야 한다. 돈이 많이 든다고 활주로 하나만 설치하는 것은 옳지 않다.

오상준 편집국장·최현진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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