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과 암매장 등 갖가지 인권 유린이 자행된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검찰의 비상상고가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다만 대법원은 피해자 명예가 회복되길 바란다는 뜻을 함께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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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대법원에서 고(故) 박인근 전 형제복지원 원장에 대한 비상상고가 기각되자 형제복지원 피해자가 법원 앞에서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11일 형제복지원 원장 고(故) 박인근 씨의 비상상고 선고기일을 열어 검찰의 비상상고를 기각했다. 박 씨는 1975년부터 1987년까지 운영된 형제복지원의 원장으로 재직할 당시 ‘부랑인 선도’를 명목으로 내세워 성별과 연령을 가리지 않고 시민을 불법적으로 감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1989년 법원은 “박 씨의 행위는 정부 훈령에 따른 부랑자 수용으로 형법상 정당한 것”이라며 무죄를 확정했다.
32년 만의 비상상고 선고기일에서 대법원은 “법령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전제가 되는 사실을 오인하고, 이에 따라 법령 위반의 결과를 초래한 경우는 비상상고의 사유로 규정된 ‘그 사건의 심판이 법령을 위반한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2018년 박 씨 사건을 비상상고한 검찰은 과거 법원이 박 씨의 특수감금 행위를 내무부 훈령에 따른 것으로 보고, 이것이 형법 제20조가 규정한 ‘정당행위’라고 판단한 점을 문제 삼았다. 내무부 훈령 자체가 위헌이고 무효이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법령을 적용한 것은 결과적으로 법령 위반이라는 시각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내무부 훈령이 상위법에 저촉돼 무효라는 점을 간과했다고 해도, 이는 형법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전제 사실을 오인해 법령 위반이라는 결과를 초래한 경우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비상상고를 기각하면서도 피해 복구 조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 핵심은 단순히 신체의 자유가 침해된 것이 아니라 헌법 최고 가치인 인간의 존엄성이 침해됐다는 점”이라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 활동을 통해 피해자와 유가족 명예가 회복되고, 아픔이 치유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민주 기자